[TV리포트=허장원 기자] 이방인의 시선으로 완성된 한미 합작 미스터리 스릴러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어브로드'는 해외여행 중 감쪽같이 사라진 연인을 찾아 나선 한 남자의 절박한 추적을 그린 작품이다.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과 낯선 타지에서 고립된 감정을 섬세하게 녹여내며 주목받고 있다.
'어브로드'는 여자 친구 '민지'와 함께 여행을 떠난 주인공 '태민'이 갑작스럽게 사라진 민지의 흔적을 쫓아 타국에서 생존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공간에서 태민이 맞닥뜨리는 수많은 장애물은 단순한 실종 사건의 수사를 넘어 인물의 심리와 감정의 깊이를 따라가는 치열한 여정으로 이어진다. 낯선 도시, 사라진 연인, 그리고 진실을 향한 끈질긴 추적이라는 뚜렷한 서사 축 속에서 영화는 극한의 불안과 공포를 직조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단순히 스릴을 넘어서, 외국인 감독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시도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지오바니 푸무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이다. 그는 단편 '굿 뉴스'를 통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신작 '어브로드'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국어로 연출된 이 작품은 외국인 감독이 한국의 현실과 감정을 얼마나 깊이 있게 포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오바니 푸무 감독은 "한국인이 아니지만 가장 한국스러운, 진짜 한국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작품에 담긴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글로벌 제작사 '써티세븐스디그리'의 참여 역시 주목할 만하다. K-POP 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을 시각화한 영상 콘텐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이 스튜디오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장편 영화 분야로 활동 반경을 확장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미장센을 자랑하는 써티세븐스디그리는 '어브로드'에서도 이국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적 완성도를 선보이며 작품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총괄 제작을 맡은 킴보킴 대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비주얼 중심의 글로벌 스튜디오'로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화에서 시각적인 설계가 중요한 스릴러 장르에서 이들이 어떤 성과를 이뤘을지 관심이 쏠린다.
주인공 태민 역은 드라마 '비밀의 숲', '환혼'과 영화 '그녀가 죽었다'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장성범이 맡았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종된 연인 민지 역은 영화 '파란', '소울메이트' 등에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 온 배우 임영주가 맡아 깊이 있는 감정선을 그려낸다. 두 배우의 밀도 높은 심리 묘사와 정제된 감정 연기는 관객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어브로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과 배우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신뢰할 수 없는 인물들, 단서인지 함정인지 모를 정보들이 교차하는 서스펜스 구조는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의심하고 해석하게 만든다.
특히 모든 감각이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 태민이 마주하는 심리적 혼란은 장르적 쾌감과 감정적 깊이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오바니 푸무 감독의 연출은 낯선 도시를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스릴러로 관객들에게 전에 없던 긴장감을 경험하게 만든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 역시 영화의 서늘한 분위기를 압축해 전한다. 짙은 안개 속 깊은 산속 도로, 홀로 선 남자 뒤를 비추는 차량의 불빛, 그리고 "낯선 도시, 사라진 연인, 그리고 진실을 향한 추적"이라는 문구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를 강하게 압축해 보여준다.
불안과 고립, 혼란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생존하고 진실에 도달하는지를 좇는 '어브로드'는 한층 농도 짙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정수를 예고하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스릴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감독, 한국 배우, 그리고 글로벌 스튜디오가 힘을 합쳐 완성한 한미 합작 미스터리 스릴러 '어브로드'는 11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낯선 도시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추적의 여정은 여름 극장가에 또 하나의 강렬한 발견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영화 '어브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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