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홍헌표 기자]
<앵커> 한 때 5만원 아래로 내려갔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대를 회복했습니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면서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데요,
다만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세이긴 하지만 SK하이닉스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떨어지고 있죠?
<기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6만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3월28일 이후 약 2개월만입니다.
한국증시가 불확실성을 해소하자 외국인이 돌아오고,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육성기조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투톱이 오르고 있는 겁니다.
최근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상승폭이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1% 가량 올랐지만 5만9,900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6만원 돌파에는 실패했습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주가 상승폭도 낮습니다.
지난 5월30일 이후 7거래일간 삼성전자는 5만6,200원에서 5만9,900원으로 약 6.6% 상승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20만4,500원에서 24만원으로 17.4% 상승해 상승폭 격차는 세 배에 달합니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15거래일 순매수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8거래일만 순매수한 것도 대조적입니다.
외국인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며칠 담았지만 반도체주 최선호주는 SK하이닉스였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이렇게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적극적으로 담지 않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아무래도 본업인 반도체 부진 영향으로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내걸고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1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새 부진에 빠진 사이, 국내외 경쟁사들의 추격이 시작됐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무려 33년간 1위자리를 지켜온 D램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자리를 내줬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9%로 34.4%인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25%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격차를 많이 좁혔습니다.
삼성전자가 D램시장에서 1위 자리를 뺏긴 건 현재 D램 주력상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뒤쳐진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최신 HBM인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독주하고 있고 마이크론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는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1년 넘게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차세대 HBM인 HBM4 역시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한 데 이어, 마이크론도 이번 달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도 출발이 늦은 겁니다.
<앵커> HBM 뿐 아니라 삼성이 한 때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한 파운드리 사업 역시 부진한 상황이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때 점유율 20%에 육박해 TSMC의 절반 수준까지 추격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상황이 최악입니다.
1위인 TSMC와 점유율 격차가 9배에 달하고, 3위인 중국의 SMIC와 격차가 좁혀져 2위 자리마저 위태롭습니다.
3나노 공정에서 수율문제로 글로벌 고객사들을 많이 잃었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시스템 LSI 부서로의 기술유출 문제도 고객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데, 지난해 적자는 4조2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5조5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버는 돈을 가져다 투자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수율회복 속도가 늦어 반도체 사업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삼성전자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주가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본질인 반도체를 잘해야하지 않습니까?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 등 DX 사업부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전세계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가전 역시 AI를 탑재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삼성이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HBM 시장에서 역전해 D램 1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일단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가 임박해 있고, HBM4는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은 다음 세대인 HBM4E 개발에 칼을 갈고 있는데, HBM4E 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또 천문학적인 적자를 감당하면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부도 환골탈태를 준비 중입니다.
파운드리는 최신공정인 2나노 수율이 약 40%까지 올라와 양산 가능수준인 60%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2나노 공정으로 만드는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600을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갤럭시 S26에 탑재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나노 수율만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TSMC에 뺏긴 글로벌 고객들을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오는 17∼19일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반도체 사업 개선방안과 체질개선 전략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홍헌표 기자 hph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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