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분야 첫 현장 행보로 거래소 시장감시위 찾아 직원 간담회
불공정거래 단속 위한 조직·인력 확충 지시…거래소 역할 당부도
배당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 예고도…"배당성향 높으면 혜택"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1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후 첫 경제 현장 행보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찾아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 엄벌 의지를 천명했다.
불공정거래 조사·단속을 위해 거래소에 조직·인력 확충 등을 지시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 날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현장 실무진 의견을 청취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 적발 시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유관 기관 권한을 확대해달라는 건의에 "시장 감시 인력을 증원하고 권한을 확대하는 문제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권한 확대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불공정 거래가 의심되는 개별 계좌들에 대해 즉각 거래 정지 조치를 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불공정 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행위자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는 불법을 저질러 돈을 벌 수 없고 불법을 저질러서 돈을 벌면 몇 배로 다 돈을 물어내야 된다. 엄청난 형벌을 받게 되며 두 번째로 (그런 거래는)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며 "그 점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할 것이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률 위반 요소가 있으면 제재하고 만약 제도적으로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는 일들은 제도 개선을 해서라도 못 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불법 부정거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어지는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는 당부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에 대한 감시 규제와 시장의 활성화가 얼핏 상충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감시 규제가 필요하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사실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런 비정상적인 것을 고쳐야 자유롭게 활발한 투자가 가능하다"며 "그런 것만 정상적으로 돼도 (PBR이) 두 배 정도는 평가 받을 수 있겠다"라고 봤다.
이 대통령은 "제가 장담하지 않았나.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 수립 자체만으로 (코스피) 3000은 갈 것"이라며 "산업 경제 정책을 제대로 만들어 집행이 시작되고 실질적으로 공정화, 투명화를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평화 정책이나 이런 것들이 되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밝게 웃고 있다. 왼쪽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2025.06.11. bjko@newsis.com
이 대통령은 이날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배당을 너무 안 하는 나라다. 중국보다 안 하나는 그런 나라"라며 "다른 나라는 우량주를 사서 중간 배당을 받아 생활비도 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되고 경제 선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배당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나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무조건 배당 소득세를 내리는 것이 능사냐고 한다면 이것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소영 의원이 제안한대로 배당 성향이 높은 데만 배당 소득세를 깎아주는 방식(이 있다.) 이 의원이 아마 (배당 성향이) 35%를 넘는 경우에만 배당 소득세를 깎아주는 법안을 낸 것 같다"며 "조세 재정에 크게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배당 소득세를) 내려서 많이 배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봤다.
그러면서 "가능한 방법들을 많이 찾아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께서 이제는 주식 투자를 통해서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할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들이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되지 않을까"라며 "그 핵심축에 증권시장이 있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취임 후 5.81% 급등한 코스피를 언급하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지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실제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는 적발해도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고 제재와 처벌이 미흡해 재범률이 평균 29%를 넘을 정도"라며 "새 정부는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이익 과징금을 물려 환수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자를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를 경제 분야 현장행보의 첫 행선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자본시장을 오염시키는 범죄에 대해 굉장히 엄단 조치를 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부분"이라며 "우리나라 시장을 건전하게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첫 행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knockrok@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