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 회복 최우선 과제로…추경·물가 등 점검
첫 현장도 경제…거래소 방문해 주식시장 활성화 논의
인선도 안정·실용…시급한 현안 따라 실무형 인사 중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1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11일로 취임 일주일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 노선을 앞세워 민생·경제 회복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6·3 조기 대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장 임기를 시작한 만큼 첫 회의부터 인선까지 국정 안정에도 집중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첫 업무지시는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4일 기재부·산업부·국토부·중기벤처부·금융위 등 부처를 소집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위한 재정 여력 등을 확인했다. 임기 1일 차에 열린 회의지만 저녁 시간대 2시간 20분 동안 이어져 밤 10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즉각적인 경기 부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고 적극적인 경기 민생 진작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사 격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 TF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나흘 만에 2차 비상경제점검 TF 회의를 열어 물가 안정 대책 마련과 속도감 있는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지시했다.

두 번째 회의 화두는 밥상 물가였다. 이 대통령은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라면 한 봉지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생필품 가격으로 국민 여러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물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게끔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첫 현장 간담회도 경제 관련 일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불공정 거래 근절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특히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를 통해 환수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국정 공백을 빨리 메우기 위해 국무회의는 새 정부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만 지명했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장관들이 일괄 제출한 사표는 모두 반려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당분간 '동거 내각'을 꾸려서라도 현안을 신속히 파악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차관 인사를 서두르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6명의 차관을 임명했다. 시급한 추경과 정상외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려는 인사'"라며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일을 쌓아두지 않고 작은 일부터 최대한 많이 처리하는 스타일"이라며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6개월 이어지며 그동안 할 일이 쌓인 만큼 속도전 속에 시급한 현안부터 해결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기기 너무 나빠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과제 로드맵을 설계할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도 "성장 잠재력이 잠식되고 민생 (경제가) 너무 나쁘다"며 국정운영 최우선 순위로 경제 성장과 민생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이날 MBC 뉴스투데이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재벌로 보나 중소·자영업으로 보나 총체적 위기"라며 "이 정부에서 해야 할 건 성장과 민생과의 전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신성장 동력 발굴과 공정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국정을 보좌할 대통령실 참모진은 진용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자신의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는 인사를 기용해 '일하는' 대통령실로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첫날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한 데 이어 사흘째에 정책실장을 임명하며 3실장 인선을 3일 만에 완료했다. 7개 수석 자리 중에는 5명의 인선을 마무리한 상황으로 조만간 경청통합수석과 AI(인공지능) 미래기획 수석 등 남은 2개 수석의 인선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보다 정치 선배인 4선 경력의 우상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앉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연공 서열보다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실리주의자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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