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 직후 발언
"젊은 정치인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특정인들이 세운 계획, 내가 따라야 하냐
선거 이긴 정당처럼 행동, 정말 통탄스러"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5개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의 갑론을박과 관련해 혹시 당내 구성원들이 6·3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 마치 선거에서 이긴 정당인 것처럼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김용태 위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가 파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대선에서) 왜 졌는지를 당내 구성원들이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긴 정당 같단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이 제안했던 '5개 혁신안'과 관련해 의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의총 내내 맨 앞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로부터는 상당히 모멸적인 발언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이날에는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를 주재해 원외의 의견을 수렴했다. 원외에서는 '5개 혁신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많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것으로 믿고 탄핵 반대 운동에 열렬히 나섰던 원외당협위원장들도 적지 않았던 만큼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꽤나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용태 위원장은 "왜 많은 시민들로부터 우리가 선택받지 못했는지,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둥글게 둥글게 하는 게 좋은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 이런 말씀을 주로 하고 계신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당은 젊은 정치인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 내가 '얼굴마담'이었느냐"라며 "선거 끝나고 특정한 분들이 세웠던 계획이나 생각대로 내가 다 따라야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내 의원들과 원외위원장, 주요 당직자들이 당을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거부한다면 내가 임기를 지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도대체 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선거 이긴 정당처럼 행동하는 태도가 정말로 통탄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이날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5개 개혁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의원총회에서 전당원투표 시행을 제안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외에서 자신의 '개혁안'에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로 해석되는 만큼, 원외간담회에서조차 갑론을박이 벌어진데 대한 김 위원장의 회의감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우리 당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며 "이유는 분명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했고, 명백한 잘못에 대해 외면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민생과 국정은 뒷전이고 오직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과 사법 장악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저들의 폭주를 막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하는 책임은 우리 국민의힘에 주어졌다. 민심 앞에 우리는 다시 일어서고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이 말한 '5개 개혁안'에 대해 전당원 투표가 필요하다고 하면 다음 의원총회에서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일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부당 교체 과정 진상 규명 및 합당한 책임 부과 △국회 당론 투표 사안에 여론조사 반영 △지방선거에서 예외 없는 100% 상향식 공천 등을 담은 5개 개혁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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