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절반·친한계, 개혁안에 힘 싣기…"전대까지 '金 임기' 연장해야"
구주류선 개혁안 반발 목소리…"새 지도부가 쇄신 추진해야"

발언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9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내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 방안을 두고 10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후보 교체 논란에 대한 당무감사를 추진하는 내용 등의 혁신안을 제안했지만, 당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개혁안을 둘러싼 당내 논쟁은 이달 30일 임기가 끝나는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와 맞물리며 더욱 심화한 모습이다.

재선 의원 절반과 친한(친한동훈)계는 김 위원장의 혁신안에 공감하면서 힘을 실었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김 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재선 의원 15명은 이날 공동입장을 통해 "김 위원장 개혁안의 취지와 정신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친한계인 송석준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후보 교체 시도는) 대선 패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모종의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냐는 기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분명히 잘못된 것은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메시지를 계속 냈고, 저런 방식으로 개혁을 계속해줬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을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구(舊)주류에선 김 위원장 개혁안을 비판하며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김 위원장이 개혁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나왔다.

여기에는 개혁안이 과거 지도부와 친윤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 전 탄핵 반대 당론이나 후보 교체는 옛 친윤(친윤석열)계를 포함한 당 주류를 중심으로 추진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김대식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 "전례가 없고, 반대가 (당내) 대세"라고, 당무 감사에 대해선 "(의총에서) 전체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원내에서) 개혁 방식과 주체가 (김 위원장이)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상당수 재선 의원들은 재선 의원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이날 재선 의원 15명이 발표한 공동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 임기 연장에 반대하면서 차기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전대를 7월 말 이전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도 개혁안과 김 위원장 임기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회의 중 나와 기자들에게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개혁안을 완수할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고, 신임 원내대표가 대표 대행을 맡아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맞는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지지하는 분도 꽤 되고, 김 위원장 개혁안에 우려를 표하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혁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비판하며 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제 개혁안에 대해 절차가 어떻고, (비대위원장) 임기가 어떻고 말하는 것은 개혁안을 받아들일 의지가 없다고 해석된다"며 "30일까지 개혁을 못 하면서 임기를 채우는 것은 의미 없고 오늘이라도 당장 떠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해 어제 의총과 이날 간담회에서 이를 제안했다"며 "의원과 원외 당협장들이 동의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원 여론조사 형식에 대해선 "(개혁안) 찬반을 물을 수도 있고, 총괄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비대위원장 재신임 여부를 물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제안한 원내·외 연석회의도 열겠다는 방침이다. 당협위원장들은 개혁안을 둘러싼 논쟁이 계파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하며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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