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C의 본보기… 스토리, 추가 콘텐츠, 인게임 개선 모두 알찼다
※ 해당 기사는 P의 거짓: 서곡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오위즈 'P의 거짓' 유저들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DLC '서곡'은 정말 훌륭했다. 도전적인 난이도, 인게임 개선과 듣는 귀가 행복해지는 OST, 풀리지 않았던 스토리 떡밥까지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내내 스트레스 없이 즐거웠다.
2025 서머 게임 페스티벌의 주인공을 꼽자면 단연 캡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깜짝 공개와 P의 거짓: 서곡 DLC 당일 발매였다. 솔직히 SGF2025에서도 트레일러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또 영상만 공개하겠지"라며 기대하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기대가 크면 걱정도 되는 법이다. DLC로 워낙 실망시킨 게임이 많다 보니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컸다. 본편을 재밌게 즐겼고 한국 게임 산업의 위상도 드높인 작품이니까 DLC가 본편만큼의 퀄리티만 내주길 바랐다.
다행히 기우였다. 2만 9800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비쌌어도 됐을 텐데", "조금 비싸게 받고 조금만 더 볼륨을 키워 주지"라고 생각될 만큼 전반적으로 탄탄한 구성을 자랑했다.
DLC는 챕터 9 클리어 이후 챕터 5 '순례자의 길'로 이동해 진입할 수 있다. 총 플레이 타임은 전설의 스토커 난도 기준 11시간 정도다. 모든 악보와 수수께끼를 전부 해결하며 싹싹 핥아먹은 기준이다.
흔히들 P의 거짓을 'K-블러드본'이라고 칭한다. 이제는 당당하게 블러드본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P의 거짓'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도 충분했다. 블러드본도 두말하면 입이 아플 만큼 명작이지만 P의 거짓만의 매력이 DLC에서 제대로 발산됐다. 특히나 본편에서의 아쉬웠던 부분들도 충분히 보완됐기에 소울라이크 장르 특유의 어려운 난도에 겁을 먹고 시도하지 않았던 게이머들도 입문작으로 강추한다.
장르: 액션 RPG
출시일: 2025년 6월 7일
개발사: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
플랫폼: PC, 콘솔
■ 전보다 발전한 연출과 OST
- 인게임 연출이 더욱 다양해졌다
- 보스가 사용하는 패턴 연출 또한 마찬가지다
P의 거짓 본편에서도 연출과 OST는 훌륭했다. 처음 보스를 조우할 때의 컷신 연출이 상당히 기괴해서 그만큼 깊은 인상을 심었다. DLC에서는 이러한 연출 퀄리티가 더욱더 상승했다.
대부분 모션이 비슷했던 문 열기, 상호작용 등이 더 다채롭게 변경됐다. 맵 퀄리티 역시 겨울 느낌이 물씬 나는 설원, 폐허가 된 놀이공원, 버려진 광산과 같이 특색 있는 지역들로 가득하다.
보스 패턴 연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카메라 연출이 다양한 각도를 비춰주기에 보스 전투 과정이 더욱 웅장해졌다. 일부 보스가 사용하는 잡기 기술은 특수 연출이 나오면서 플레이어와 보스를 함께 보여주는데 위험한 상황임을 망각한 채로 "연출 좋은데?"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물론 곧바로 죽었다.
OST 역시 최고였다. 특히 마지막 지역인 '장미 저택'에 진입하는 순간 인물 서사와 맵 분위기, 이를 뒷받침해 주는 OST로 인해 온 몸이 전율했다. 장미 저택에 들어가자마자 절망하는 레아, 난장판이 되어버린 저택 내부, 잔잔한 선율로 흐르는 피아노음까지, 두말할 필요 없이 완벽했다.
P의 거짓 DLC OST 관련 기사: P의 거짓: 서곡 "깔끔한 마무리 그 자체였던 DLC"
■ 공략 재미가 충분한 웰메이드 보스들
- 레아와 협공 과정은 서사와 연출 모두 합격이다
- 가슴이 웅장해지는 보스전 퀄리티
소울라이크에서 보스를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플레이어에게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소울라이크는 분명 어려운 장르다. 그러나 공략하는 과정에서 패턴을 파훼하는 재미보다 "이걸 어떻게 깨라고 만든 거야"라는 불쾌감이 앞서는 순간 급속도로 의욕이 식는다.
P의 거짓 DLC도 그런 걱정이 들었다. 소울라이크 장인으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웨어도 다크 소울, 엘든 링 DLC에서 불지옥 난도를 선보여 플레이어들이 크게 고통을 받은 전적이 있다. P의 거짓 또한 엔딩 이후 진입을 상정하고 있기에 당연히 난도 걱정이 들긴 했다.
그래도 명색이 게임 기자가 아닌가. 전설의 스토커 난도로 모든 보스를 클리어에 성공했고, 최종 보스를 제외하면 크게 고전한 보스는 없다. 참고로 최종 보스가 욕 나올 정도로 어렵다. 기자가 경험한 소울라이크 게임 역대 최고 보스 톱3 안에 든다.
솔직히 최종 보스에서 조력자 '레아'를 소환할 수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트라이를 진행하고 있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쌍룡검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무기를 사용했다면 더 빨리 끝났을 텐데 마지막까지 낭만을 버리지 못했다.
DLC인 만큼 본편 보스들과 비교하면 더욱 어려운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불합리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 후기에서 최고의 칭찬은 "보스가 재미있다", "전투가 즐거웠다", "성취감 확실하네" 등이다. P의 거짓: 서곡 보스 구성에도 엄지를 들어주겠다.
■ 인게임 개선까지 놓치지 않은 디테일
- 에르고 추가 버튼은 정말 편했다
- 보스 재대결 기능 또한 매우 좋았다
DLC와 함께 다양한 편의성과 유저 선택 옵션이 추가됐다. 가장 편했던 점으로는 인벤토리에 있는 에르고를 레벨 업할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생각보다도 엄청나게 편해졌다. 기존 에르고를 계산하는 과정도 필요 없다. 보관함에 있는 에르고가 얼마인지도 모두 표시해 준다.
보스 재대결 기능 또한 매우 좋았다. 기존에는 재미있게 전투를 했던 보스가 있더라도 다시 상대하기 위해서는 강제로 다회차에 진입해야했다. 이제는 원하는 주요 보스들을 상대할 수 있어 언제든지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 성향에 맞춰서 제공한 난도 선택지도 매우 좋은 시도다. 소울라이크는 분명 어려운 장르다. 그것이 장르적 특징과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대다수 게이머들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네오위즈가 DLC에서는 장르적 재미보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기존 본편을 즐기던 유저들은 '전설의 스토커' 난도를 계속해서 플레이하면 된다. 소울라이크에 입문하는 유저라면 '나비의 인도', 점차 익숙해진다면 '깨어난 인형'으로 도전하면 된다. 이름이 어려워서 그렇지 쉬움, 보통, 어려움이다.
정리하자면 서곡은 P의 거짓이라는 명작을 더 빛나게 마무리한 DLC다. 마치 어벤져스가 '엔드게임'으로 완성된 그림과 같다. 가격에 걸맞은 추가 콘텐츠 분량, 본편에 꿇리지 않는 연출과 OST, 웰메이드 보스들까지 모든 요소가 만족스러웠다. 그 재미를 더 느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분량이 아쉽게 느껴졌다.
기자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을 보통 추천하지 않는다. 괜히 추천했다가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추천해 본다. 물론 나비의 인도 난도가 딸깍 하면 성공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뉴비도 스트레스 없이 도전할 만하니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 클리어 명함을 하나 새기기에 최적의 작품이다.
장점
1. 본편보다 더욱더 발전된 연출과 OST
2.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한 보스들
3. 대폭 개선된 편의성 요소들
단점
1. 여전히 피로감 높은 필드전
2. 상당히 높은 보스들의 HP
3. 재미를 더 느끼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한 플레이 타임
presstoc01@gmail.com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