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혜광학교 교실에서 과학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닷 제공
시각장애인용 혁신 기술 기업 ㈜닷(대표 김주윤·성기광)은 국내 대표 과학 전문 미디어 동아사이언스(대표 장경애)와 시각장애 학생 대상 과학 교육용 촉각·점자 콘텐츠 공동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9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동아사이언스의 과학 만화·뉴스·주요 용어 등을 시각장애 아동이 촉각 그래픽과 점자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여 점자 디바이스 '닷패드(Dot Pad)'에 최적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시각장애 아동의 과학 콘텐츠 접근성 한계를 해소하고 맹학교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닷패드는 상단 300셀 터치 디스플레이에서 주요 개념을 촉각 그래픽으로 출력하고 하단 20셀 점자 라인에서는 동일한 내용을 점자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 학생들은 복잡한 과학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과학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 닷 제공
닷은 지난 9일 인천혜광학교를 찾아 과학콘텐츠 "뉴스 작아지는 달, 땅이 흔들린다고?"를 촉각 콘텐츠로 구현해 학생들에게 직접 선보였다. 체험에 참여한 한서윤 (인천혜광학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지금까지는 상상으로만 그렸던 절구의 모양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며 "실시간으로 그림이 바뀌는 것도 마치 마법 같았다. 앞으로 더 많은 콘텐츠가 생기면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상호 인천혜광학교 과학 교사는 "시각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동일한 자료로 함께 배우는 경험은 단순한 학업 성취를 넘어 자존감과 소속감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라며 "특히 닷패드를 통해 과학 저널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점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큰 위안이자 강력한 학습 동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주 인천혜광학교 교장도 "내 인생에서 촉각으로 그림을 확인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학교의 책임자로서뿐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각장애인으로서도 이번 협력이 주는 감동과 가능성에 깊은 의미를 느꼈다"고 전하며 "아이들이 과학을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닷과 동아사이언스는 향후 콘텐츠 확대 및 글로벌 진출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장경애 동아사이언스 대표는 "과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을으로 시각장애 아동들도 촉각을 통해 과학의 재미와 호기심을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시도가 전 세계로 확산되어 더 많은 어린이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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