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마블링 만드는 배양육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실제 고기와 같은 ‘마블링’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자가치유형 지지체(Self-healing Scaffol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서강대
박제영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오동엽 인하대 교수, 김효정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고기와 같은 ‘마블링’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자가치유형 지지체(Self-healing Scaffol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배양육은 근육과 지방이 따로 배양돼 마블링이 없는 ‘근육 덩어리’ 같은 단조로운 식감을 지닌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연구진은 스스로 회복하는 고분자 지지체를 통해 근육과 지방 세포를 원하는 위치에 배열하고, 실제 고기와 유사한 외형과 식감을 갖는 배양육 조직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연구진은 생리적 조건(섭씨 37도, 수분, 영양분 등)에서도 스스로 복원되는 ‘자가치유 고분자 스캐폴드(뼈대)’를 개발했다. 이 스캐폴드는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롭게 형상화할 수 있다. 각 구조에 근육 또는 지방 세포를 별도로 배양한 뒤,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마블링 조직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인쇄나 접착 공정 없이도 자연스러운 계면 형성과 고정이 가능하며, ㎝급의 대형 조직 제작이나 모듈화된 대량생산에도 유리한 구조로,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고깃결 모양인 ‘마블링’을 실제로 재현했다. 고기 특유의 씹는 맛과 육즙은 근육과 지방이 불규칙적으로 배치된 구조에서 비롯되는데, 연구진의 스캐폴드는 이런 복잡한 구조를 모사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세포 정렬성과 조직 안정성을 보여줬다. 실험을 통해 실제 고기의 마블링에 가까운 조직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기존 배양육 제조 라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스캐폴드 소재는 비교적 저가의 원료로 제조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 고기 한 덩이 가격이 수십만 원에 이르던 초기 배양육의 상용화 장벽을 크게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진짜 고기의 조직감과 맛을 구현하려면, 단순히 세포를 키우는 것을 넘어 복잡한 조직 구조를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가치유형 스캐폴드는 바로 그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 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지난 5월 3일 게재됐으며, 6월호의 서포팅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참고 자료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2025), DOI: https://doi.org/10.1021/acsami.5c03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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