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이상 협상 진행…美, 중국의 확실한 희토류 수출 요구
미국, 댓가로 핵심 기술 수출 제한 일부 풀어줄 용의도 전해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무역 협상이 첫날 회의를 마치고, 기술 및 희토류 수출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무역협상을 런던에서 이틀째 이어가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쉽지 않다”며 협상이 수훨하지 않음을 드러냈다.
영국 런던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무역 협상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허리펑 중국 부총리,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담당 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이날 런던 버킹엄궁 인근의 19세기 맨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6시간 이상 협상을 진행한 뒤 오후 8시경 1일 차 회의를 마쳤으며, 10일 오전 10시에 재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 중국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협상을 이틀 연속 이어갈 정도로 양국의 이견이 완전히 매끄럽게 해소되지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단장으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은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었다. 베센트 장관은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고, 러트닉 상무장관도 “유익한 논의였다”고 언급했다. 반면 허 부총리는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떠났다.
특히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번 회담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기술 수출 통제가 이번 협상의 핵심 의제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한다는 보장을 확실하게 할 경우, 일부 기술 수출 규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투기, 원자로 연료봉 등 에너지와 국방, 첨단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이 차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 사이 부과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엔진 부품, 화학물질, 핵물질 등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일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런던 회담에서 상호 신뢰가 확인되면 미국은 일부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은 대량의 희토류를 방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훈련용 반도체인 ‘H2O 칩’과 같은 최첨단 부품은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셋 위원장은 “고급 엔비디아 칩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른 반도체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양국이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이후 진행되는 첫 후속 회담이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는 협상에 다시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됐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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