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있게 편성"…2차 경제점검TF 주재
'라면 2000원' 언급하며 물가 대응 총력 지시
20조 이상 대규모 추경 현실화 가능성 커져
민생회복지원금·지역화폐 포함 여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취임 일주일 만에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며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추경을 공식 테이블에 올린 것 자체가 재정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각 부처 차관급과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본격적인 추경 논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물가가 급등한 점을 지적하며 라면 한개가 2000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 문제가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를 챙겨달라"고 내각 및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차 비상경제점검TF에서 속도감 있는 추경 편성을 주문함과 함께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 우선 △추경의 핵심 사업을 잘 발굴할 것 △추경 추진 시 확실한 효과가 나올 수 있게 검토하고 협업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일 취임 당일 이 대통령이 1호 행정명령으로 TF 구성을 지시하고, 직접 1차 회의를 2시간 넘게 주재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대통령실이 경제 회복을 위한 빠른 대응 의지를 보임은 물론 재정 확장 정책을 민생 경기 회복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대통령실은 추경의 구체적인 규모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추경은 20조원 이상의 대규모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차 추경과 달리 2차에서는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역화폐' 관련 예산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등 경기부양과 내수진작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35조원 규모 추경이 언급돼 왔다. 지난 정부인 윤석열 정부에서 1차 추경으로 진행된 14조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금액인 20~21조원을 채운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MBC 라디오에서 "35조원에서 14조원 정도를 빼면 한 20~21조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고 특히 민생 경제 소비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와 또 정부의 재정 여력에 따라서는 그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물가 관리 TF를 구성하고, 추경안 처리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실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졸라맬 허리띠가 닳아빠져도 사지 않는 지경"이라며 "고사 직전의 민생을 위해 지금 당장 추경을 편성하고 소비를 진작해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역대급 내수 침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사 직전이다. 여기에 고금리와 고물가·고환율까지 겹쳐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 국민 지역화폐 지급을 비롯한 소비 진작 대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경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 지역화폐의 소비 진작 효과도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고, 준비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도 라면 물가를 언급하면서 추경 추진과 경제부양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라면 한 봉지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한 생필품 가격으로 국민 여러분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물가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 물가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즉각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수 있게끔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6월 임시국회 중에 추경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에, 늦어도 7월까지는 정부안이 도출되고 국회에서 이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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