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결승 신네르 상대로
5시간29분 혈투 끝 3 대 2로 역전
4세트 트리플 매치포인트 상황서
강한 집중력으로 서브 게임 지켜대접전 끝 ‘디펜딩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9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와 5시간29분 대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에 그대로 드러누워 있다. 파리 | AP연합뉴스
4세트 게임스코어 3-5.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는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40 트리플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 한 포인트만 내줘도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의 첫 대회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벼랑 끝의 알카라스는 더 강해졌다.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했다. 3연속 득점으로 듀스를 만든 뒤 다시 연속 득점으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다. 타이브레이크까지 만든 알카라스는 결국 역전,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그리고 끝내 우승컵에 입 맞췄다.
알카라스는 9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테니스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신네르와 5시간29분에 걸친 대혈투 끝에 3-2(4-6 6-7<4-7> 6-4 7-6<7-3> 7-6<10-2>) 역전승을 거뒀다.팽팽했던 ‘대회 최장 경기 시간’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9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얀니크 신네르를 꺾고 우승한 뒤 경기 소요 시간을 나타내는 전광판 옆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파리 | AFP연합뉴스
5시간29분은 종전 기록을 47분 늘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 사상 최장 시간 기록이다. 4대 메이저대회에서 남자 단식 결승전 최장 시간 경기는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2012년 호주오픈 대접전, 5시간53분이다.
‘빅4’ 시대가 저문 남자 테니스에서 2001년생 알카라스와 2003년생 신네르는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으로 새로운 ‘빅2’ 시대 출발을 알렸다. 이전까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세계 1·2위가 격돌했고 강렬하게 싸웠다. 강력한 스트로크 싸움이 불을 뿜었다. 신네르가 스트로크 주도권을 쥐면서 1·2세트를 가져갔고, 무기력하던 알카라스는 3세트부터 특유의 견고한 수비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번 대회 무실세트 행진을 벌이던 신네르가 3세트를 잃었고, 이 흐름이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알카라스가 4세트 매치포인트에서 살아남은 장면은 승부처가 됐다.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매치포인트 위기를 극복하고 우승한 선수는 2004년 프랑스오픈의 가스톤 가우디오(아르헨티나), 2019년 윔블던의 조코비치에 이어 알카라스가 역대 3번째다. 그중 트리플 매치포인트를 이겨낸 선수는 알카라스가 최초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 2023년 윔블던,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이은 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이날 경기력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4차례 우승한 ‘클레이코트의 황제’ 나달을 떠올리게 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알카라스(만 22세 34일)는 늘 우상이라 밝힌 나달(만 22세 33일)보다 하루 늦게 메이저 타이틀 5개를 채워 그의 길을 따랐다.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선수도 나달, 구스타부 키르텡(브라질)에 이어 알카라스가 3번째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나달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롤랑가로스의 센터코트 필리프 샤트리에에서 은퇴 기념식을 치렀고, 알카라스는 그가 떠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해 후계자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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