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지난달 4개월 만에 2위로 올라
쿠플과 7764명 차로 근소하게 앞서
티빙·쿠플 2년간 엎치락뒤치락 양상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티빙이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다시 MAU(월간활성이용자수) 기준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프로야구 시즌과 맞물린 스포츠 콘텐츠 전략이 주효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토종 OTT 2위 경쟁'이 다시 뜨거워진 분위기다.
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티빙의 MAU는 715만8800명(안드로이드·iOS 합산)으로 쿠팡플레이(715만1036명)를 근소하게 앞섰다. 두 플랫폼의 MAU는 7764명 차이에 불과했다. 티빙이 2위 자리를 되찾은 건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티빙의 반등에는 KBO(한국프로야구) 리그 모바일 중계 독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 이후 주요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면서 스포츠 팬층, 특히 2030 남성 이용자의 유입이 크게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넷플릭스가 일부 요금제를 인상한 상황에서 티빙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한 점도 이탈을 줄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 등으로 3월 748만1759명까지 MAU를 끌어올렸으나, 4월 682만3965명으로 감소한 후 5월에는 소폭 회복하는데 그쳤다. 오리지널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일정한 반응을 얻었지만, 티빙의 스포츠 콘텐츠만큼의 이용자 흡입력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쿠팡플레이의 저력은 여전히 남아있다. 쿠팡플레이는 2023년 8월 처음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오른 후 지금까지 티빙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며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로켓와우 멤버십 이용자에게 추가 요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해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했다. 또 국가대표 축구 A매치, 프리미어리그, UCL(챔피언스리그) 등 인기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료 일반 회원제'도 도입하며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다.
티빙이 토종 OTT의 확실한 1위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넷플릭스를 위협하기 위해선 웨이브와의 합병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양사는 2023년 12월 플랫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합병을 추진 중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으며, 심사가 승인되면 통합 플랫폼 구축에 본격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도 이러한 합병 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달 31일 평택시 유세 현장에서는 "OTT 같은 플랫폼도 나라가 나서서 지원하고,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 OTT 육성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한편 지난달 넷플릭스는 MAU 1450만5305명을 기록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다만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경우, 두 플랫폼의 MAU는 단순 합산 기준으로 1128만4083명(5월 기준)에 달하게 돼, 넷플릭스를 위협할 수 있는 '토종 OTT 연합'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