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즌3 6부작 전체 공개
시즌1 집필부터 6년의 시간 흘러
이정재·이병헌·위하준 “함께 해 영광”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공개를 앞두고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감독 및 출연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동심 가득한 놀이가 끔찍한 살육 서바이벌로 재탄생한 ‘오징어 게임’(오겜) 시리즈가 오는 27일 시즌3를 공개하면서 6년여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로 등극,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휩쓸며 한국을 대표하는 대서사시(saga)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 시즌3’(오겜3) 제작발표회가 열린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는 황동혁 감독과 성기훈 역의 이정재, 프론트맨(황인호) 이병헌, 그의 동생인 황준호 역의 위하준을 비롯해 시즌2에서 등장한(현재까지 살아남은) 배우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블랙 수트를 입은 위하준과 이다윗, 그린으로 포인트를 준 박규영과 강애심, 화이트룩을 소화한 이진욱과 조유리 등 블랙·네이비·그린·화이트·베이지 총 5가지 색상으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배우들의 가운데에는 ‘오겜’의 창작자 황동혁 감독이 자리했다.
황동혁 감독. 연합뉴스
27일 마지막 6부 공개를 앞두고 황 감독은 “한번에 쓰고, 촬영하고, 편집한 시즌2와 시즌3이기에 뿌렸던 떡밥을 회수하고 결말을 맺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병헌. 연합뉴스
“시즌3는 가장 친한 친구인 정배를 비롯해 수많은 동료를 잃은 성기훈이 죄책감과 절망에 빠졌다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이야기다. 프론트맨과 성기훈의 대화에서 두 인물의 상반된 인간관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마무리되는 과정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이정재. 연합뉴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1’부터 줄곧 관통하는 메시지는 바로 하나의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작용들, 과도한 경쟁과 끝없는 인간 욕망 그로인한 좌절과 패배감 속에서 인간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내내 던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프론트맨을 연기하는 이병헌은 “‘오겜’은 ‘인간성이 부재한 세상, 그리고 설령 그것이(인간성) 살아있다한들 우리를 얼마나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라며 “시리즈가 짚는 정치사회적 이슈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두 느끼고 있기에 이토록 사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겜’을 이끌어가는 주동인물 성기훈을 연기한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의 깊고 큰 세계관을 함께 경험했다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라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아주 큰 주제에서부터 매 에피소드마다 작은 주제들까지, 수많은 캐릭터들의 대화를 챙겨가면서 만든 일은 정말 어려운데 그것을 해냈다”고 언급했다.
위하준. 연합뉴스
이병헌도 “제가 헐리우드 영화를 몇차례 경험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겜으로 그간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응원과 환대를 받게 됐다”면서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이 만든 우리 콘텐츠로 엄청난 환대를 받는 것이 감회가 새로웠다.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줘서 이 작품이 저에게 주는 의미가 색다르고 크다”고 밝혔다.
강하늘. 연합뉴스
급하게 마무리된 시즌2를 곧장 이어받으며 시작될 시즌3에서 ‘문제적 인물’들의 운명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스포일러를 의식해 배우들은 조심스럽게 운을 떼는 정도에서 그쳤다. 해병대 출신임을 강조하며 용맹함을 뽐냈던 대호가 결정적 순간에 겁을 먹고 동지들을 배신한 것에 대해 강하늘은 “(대호로서)저는 떳떳하게 연기했다”며 “실제로 그런 상황에 닥쳤을때 대호처럼 행동할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므로 현실적인 전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재원. 연합뉴스
타노스(최승현)의 뒤에 숨어서 ‘강약약강’의 전형을 보여준 남규를 연기한 노재원은 “남규가 사실은 타노스에 대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이 컸던 인물”이라며 “시즌3에서 그로인해 민수와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기대해달라”고 언급했다.
민수 역의 이다윗도 “남은 타노스 패밀리 둘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으로 인해 민수가 시즌2에선 없었던 처절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다윗. 연합뉴스
시즌2에서 활약이 미미했던 위하준은 “여전히 집념을 가지고 게임장이 있는 섬을 찾아나선다”며 “이번엔 진짜 형 프론트맨을 만날 수 있을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박규영도 “장기 매매하는 핑크가드에 맞선 노을이 더욱 외로운 사투를 벌이게 된다”고 말했다.
박규영. 연합뉴스
시즌2 마지막 예고도 없이 등장해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철수’ 인형에 대해서 황 감독은 작은 힌트를 남겼다. 그는 “교과서에서도 영희와 철수는 항상 짝이지 않나. 시즌3에서는 꼭 그 둘이 짝지어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전세계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감독은 ‘오겜’으로 얻은 달콤한 성공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감독이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런 수준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미국가서 상도 받고,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하며 많은 소중한 경험을 했지만, 성공의 반짝임에 너무 취하지 않고 6년간 얻은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즌3를 공개하고 ‘멋지게 마무리 됐구나’라는 평가가 가장 듣고싶다. 시즌4는 없다. 다만 아주 나중에 오겜의 스핀-오프나 프리퀄로는 돌아올 수도 있겠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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