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골드만삭스·국내 증권가 전망 모두 '흐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7일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코엑스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코트라가 공동주최해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코엑스 제공) 2025.05.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9일 코스피가 286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차전지주는 '허니문 랠리'에서 소외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에 대해 '매도'의견을 내놓고 국내 이차전지주 업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 상호관세와 중국 저가 배터리 공세 등 여러가지 악재가 이차전지주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
이날 오전 11시17분 기준 코스피에서 엘앤애프는 전일 대비 6100원(10.74%) 내린 5만70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앞서 12% 이상 급락하며 4만원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LG에너지솔루션(등락률: -1.37%), 삼성SDI (-1.89%), 에코프로 (-2.43%), 에코프로비엠 (-3.43%) 등 국내 이차전지주 대부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 골드만삭스가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엘앤에프의 내년 말 기준 부채비율 추정치를 376%로, 이자보상배율 추정치를 0.3배로 각각 제시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라는 건 영업이익으로 부채에 대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정 고객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도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엘앤에프의 지난해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했다. 엘앤에프가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공을 들였던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셀 생산 확대 시점을 늦추고 있고, 노스볼트는 파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엘앤에프 뿐만이 아니라 한국 이차전지 업황이 전반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입이 급증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전기차 시장 규모(TAM)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국내 증권가에서도 주요 이차전지에 대해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가 등장했다. iM증권은 삼성SDI의 목표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3만5000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을 들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올해 상반기) 선제적인 배터리 재고 축적에 따른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 전기차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발 관세 불안에 크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삼성SDI에 대해 "현재 주가가 저점이지만 반등 모멘텀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 (전기차) 신차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으로 멕시코·캐나다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인 스텔란티스 판매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삼성SDI의 스텔란티스향(대상) 배터리 출하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다음 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이 시행되는 점도 국내 이차전지 업체에는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법안은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근거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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