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소버린 AI 전략 필요…디지털 주권·안보 확보해야"
AI로 인한 자동차·차부품 수출 산업 변화 [한국무역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국은 산업 인공지능(AI) 실현을 위한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표준화·연계 인프라는 미흡해 정부와 기업의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발간한 'AI 시대가 이끄는 한국 주력 수출 산업 변화'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는 먼저 급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전체 산업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 AI의 근간이 되는 제조 데이터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제조업 기반 국가로서 산업 AI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 데이터와 산업 현장 노하우를 충분히 갖고 있어 경쟁국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로 인한 반도체 수출 산업 변화 [한국무역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은행(WB) 통계를 보면 한국의 제조업 비중(2023년 기준)은 24.3%로, 중국(2023년·26.2%)보다는 다소 낮지만, 일본(2022년) 19.2%, 독일(2023년) 18.5%, 미국(2021년) 10.5% 등 제조업 강국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국가별 제조업 경쟁력(2022년) 평가에서는 한국이 독일, 중국, 아일랜드에 이은 4위로, 대만(5위), 미국(6위), 스위스(7위), 일본(8위) 등에 앞선다.
그러나 아직 국내 제조 데이터는 AI 분석·활용을 위한 정제 및 표준화가 미흡해 실질적으로 산업 AI를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앞서 산업연구원도 '디지털화에 따른 제조서비스업의 혁신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 국내 제조 서비스 분야 육성 및 표준화·협업 기반이 미흡해 디지털 전환 성과가 산업 전반으로 원활하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양질의 제조 데이터 확보를 위한 기업의 능동적 대응과 정부의 단계별 지원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궁극적으로 '소버린 AI'(Sovereign AI)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버린 AI란 자국만의 데이터·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 주권 확보와 안보를 위해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고서는 AI 도입으로 한국의 수출 주력 산업 구조도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AI 활용 여부가 수출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는 AI 특화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바뀌고 있으며, 자동차의 경우 '달리는 플랫폼'으로서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AI 예지보전 프로세스 [한국무역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계 산업은 예지보전과 자율제조 등 스마트 설비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바이오·헬스 산업은 AI 기반 신약 개발, 맞춤형 의료기기 발달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강성은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AI는 수출 산업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 AI를 효과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소버린 AI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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