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시큐어 '터치엔원패스' 일본 월 이용자 810만명
'다요소 인증' 중요성 부각, 한달만에 110만명 증가
은행 등 현지 금융권 실적 긍정적, 성장기 이어질 듯
/그래픽=김현정
일본 증권가에서 아이디·비밀번호 탈취에 따른 온라인 계좌 부정거래 사고가 확산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생체인증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라온시큐어가 출시한 해외향 생체인증 서비스 '터치엔 원패스'의 일본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달 810만명을 기록, 전월 대비 110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5월 500만명이던 MAU를 600만명으로 늘리는 데 8개월, 700만명으로 늘리는 데 3개월이 걸린 데 비해 최근 1개월간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일본에서 증권계좌 해킹이 이슈화한 이후 '다요소 인증(MFA)'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이라며 "현지 온라인 증권사를 중심으로 생체인증 도입을 통해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MFA는 계정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디·비밀번호 이외의 추가 증표를 요구하는 인증방식이다. 생체인증은 일회용비밀번호(OTP)·보안토큰 등과 함께 MFA 환경을 구축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추가 인증수단 없는 증권·은행 계좌 거래를 봉쇄하면서 MFA를 사실상 정착시킨 한국과 달리 일본은 관련 기술 보급이 늦은 편이다. 일본증권업협회(JSDA)는 지난 4월 부정거래 사고가 급증하자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고객 계좌에 대한 MFA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터치엔 원패스는 생체인증을 도입하려는 기업·기관에 지문·홍채·음성·얼굴인식 등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일본 주요 고객사로는 스미신SBI넷은행 등이 있다. 라온시큐어는 일본에도 생체인증 기술을 가진 기업이 존재하지만, 금융권 도입실적을 보유한 곳이 적어 자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계좌 탈취·부정거래 사고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일본 생체인증 시장은 당분간 확장세를 거듭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 금융청(FSA)은 계좌 탈취 예방책으로 '이메일·문자메시지 링크 클릭 금지'·'비밀번호 재사용 금지'·'계좌 수시 확인'과 함께 'MFA 활성화'를 제시한 터다.
FSA가 지난 5일 공개한 월별 통계에 따르면 현지 증권사가 보고한 부정거래 건수는 올 1월 39건에서 지난달 2289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부정거래로 발생한 매도 규모는 8000만엔(7억5000만원)에서 1101억엔(1조351억원), 매수 규모는 7000만엔(6억6000만원)에서 993억엔(9336억원)으로 불었다.
FSA는 상당수 부정거래가 원래 계좌에 있던 주식을 매도한 뒤 소형주를 매수하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해커들이 계좌를 대량으로 탈취해 '잡주' 시세조종에 동원하고, 그 손해를 계좌 주인들에게 떠넘긴다는 얘기다. 이런 피해가 급증하면서 현지 일부 증권사들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주문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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