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설립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서
글로벌 빅테크 맞섰던 비결 공개
블로그·카페 등 UGC 활성화 꼽아
해외 상거래 플랫폼 시너지 방점
AI스타트업 트웰브랩스 첫 투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열린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서울=홍창기 특파원·조윤주 기자】"골리앗과 맞던 다윗처럼 선택과 집중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겠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을 아주 거대한 파도로 인식하고 있고 그에 맞는 AI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장 복귀는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 검색엔진 가진 거의 유일한 국가가 한국"
이 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열린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미국의 빅테크와 중국의 AI 기업에 맞서 살아남는 게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지난 25년 동안 체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각 국가마다 소버린(주권) 검색 엔진이 필요한데 전세계에서, 고유 검색 엔진을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고 유일한 기업이 네이버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가 지난 25년간 기여하려고 했던 것은 인터넷에서의 다양성, 특히 검색에서의 다양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구글이라는 거대 빅테크에 대항해서 살아 남았던 비결이 지식인과 블로그, 카페 등과 같은 이용자 생산 콘텐츠(UGC)의 힘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이 의장은 "지금 AI 시대에서 거대언어모델(LLM), 알고리즘을 누가 잘 만드느냐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싸움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결국 데이터에서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이사회 의장 복귀를 결심한 계기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모바일 등 수많은 기술 변화 속에서도 가장 큰 임팩트를 주는 AI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 이전부터 네이버는 대규모 AI 투자 및 실험을 진행해 왔다"면서 "골리앗과 맞선 다윗의 전략처럼 네이버는 선택과 집중으로 AI 시대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픈AI 등과 직접 경쟁하기 보다 네이버가 잘할 수 있는 AI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형 AI를 위한 고유 데이터 기반 구축과 글로벌 상거래 플랫폼 간 데이터 시너지에 방점을 찍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미국 포시마크나 스페인 월라팝에 대한 투자가 이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제가 AI를 다시 진두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CEO 등 경영진이 앞서 나가서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내려 놓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 경영진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웰브랩스' 첫 투자 나서
이날 네이버 벤처스 설립행사에선 이 의장과, 최수연 대표, 김남선 대표(전략투자부문) 등 주요 임원들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 네트워킹 행사에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안익진 몰로코 대표, 김성무 데이터라이즈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등 실리콘밸리 지역의 주요 창업가 및 엔지니어, 투자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네이버 벤처스는 이달 중 설립절차를 마무리하고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이끌 계획이다. 네이버 벤처스는 이날 첫 투자처로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낙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혁신의 산실로 역량있는 인재와 신기술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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