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브로맨스’가 깨진 가운데, 테슬라의 차기 먹거리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개발을 책임지던 인물이 테슬라를 떠났다.
6일 테슬라 로보틱스 부사장 밀란 코바치는 X에 “10년간 나를 믿고 가르침을 준 머스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퇴사 소식을 알렸다. 2016년 테슬라에 합류한 후 옵티머스 개발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꼽히는 그는 자신의 퇴사 이유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집을 떠나있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것이 사퇴 결정의 유일한 이유이며, 다른 어떤 이유와도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최근 머스크와 대통령과의 불화 영향을 받은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수석 미래전략가 브레트 윈튼은 “머스크는 일하기 쉬운 상사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인다”고 하며 코바치의 사임에 머스크의 책임이 일정부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업계에선 대통령과 갈라서게 되면서 머스크의 사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 인사가 회사를 떠나며 내부적으로 불안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과의 갈등에 머스크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잇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xAI가 챗봇 ‘그록’을 훈련한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xAI는 채권을 팔아 50억 달러(약 6조 8000억원)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지만, 대통령과의 문제로 투자자들이 xAI에 대한 대출 채권에 더 높은 금리나 할인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와의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한 후, 미 항공우주국(NASA)와 미 국방부 관계자들이 스페이스X의 경쟁사들에게 대체 로켓을 더 빨리 개발하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로켓랩, 스토크 스페이스, 블루 오리진에 연락해 로켓 개발 상태와 정부 임무 수행 가능 시기 등를 문의했다는 것이다. 당장 이들 회사가 스페이스X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스페이스X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모색하고 나서며 장기적으로 스페이스X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에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세로 떠올랐던 실리콘밸리 테크 억만장자들의 우려도 커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전했다. NYT는 “워싱턴 권력자들과 손잡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처럼 보였던 이 상황이 이제는 위태로워졌다”며 “머스크가 빠지게 된다면, 그 역할을 대신할 사람은 머스크의 친구인 데이비드 색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색스는 현재 백악관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NYT는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계속된다면, 대통령이 향후 실리콘밸리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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