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재판과정서 사전동의 없이 콘텐츠 활용도 드러나
'구글 AI 모드' 확산에 웹사이트 클릭률도 30% 급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구글이 인공지능(AI) 학습에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는 웹사이트(퍼블리셔)를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놓으면서 미국 미디어 업계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8일 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구글과 미국 법무부 간 반독점 소송 과정서 공개된 내부 문서에는 AI 검색 기능에 퍼블리셔 콘텐츠를 사전 동의 없이 활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글은 개별 사이트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는 방식도 검토했지만, 수많은 사이트의 동의·요청을 처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AI 모델 학습도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대신 퍼블리셔 대상으로 '검색 결과 완전 제외' 또는 '검색 결과 포함 조건으로 AI 학습 허용'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all-or-nothing'을 제시했다.
구글 검색 노출을 원하면 AI의 학습은 감수하라는 취지다.
다만 반독점 재판 과정에서 엘리 콜린스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은 퍼블리셔들이 명시적으로 AI 학습을 거부해도 (웹 크롤링 업체들이) 검색 관련 AI로 콘텐츠를 학습하는 건 막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현재 전세계 검색 시장 90% 안팎을 점유한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고려할 때 퍼블리셔는 트래픽 감소를 피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AI 학습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구글 검색부문 총괄 부사장이 구글 I/O 2025에서 AI Mode를 설명하고 있다. ⓒ AFP=뉴스1
문제는 또 있다. 구글이 '제미나이 2.0' 추론 기능에 AI 모드(AI 오버뷰 등) 통합·확대 적용하자 미국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AI 오버뷰는 대화형 검색 기능으로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브라이트엣지 연구에서 웹사이트 클릭률은 AI 오버뷰 도입 이후 평균 30% 감소했고 Ahrefs가 30만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AI 모드 검색 상위 랭킹 1위'에 오른 페이지의 클릭률은 34.5%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은 이달 20일(현지시간)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25'을 통해 AI 모드 검색 기능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광고 생태계 수익 구조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캐나다 뉴스/미디어얼라이언스(2000여 개 미디어 기업 단체)는 구글의 AI 모드 미국 전역 확대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검색 링크는 퍼블리셔에게 남은 마지막 수익원인데 구글이 AI 모드로 미디어의 수익을 빼앗고 있다"며 "이젠 콘텐츠를 아무 대가 없이 가져가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절도"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검색 마케팅 시장도 기존의 클릭 중심에서 AI 검색에 포함되기 위한 가시성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all-or-nothing 전략이 디지털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AI 빅테크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 간 공정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용어설명>
■ 브라이트엣지
브라이트엣지(BrightEdge)는 글로벌 SEO(검색엔진최적화)·콘텐츠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 기업이다. 2007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됐다. 현재 170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포춘 100대 기업 57곳 포함)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Ahrefs
Ahrefs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올인원 SEO(검색엔진최적화)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싱가포르 소재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이다. 2010년 설립됐다. 구글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웹 크롤러를 보유하고 있다. 15조 개 이상 백링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 AI 오버뷰
AI 오버뷰(AI Overviews)는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 기능으로 이용자가 자연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요약 검색 결과 상단에 보여준다. 이용자는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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