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부터 줄섰다" 오픈런
스위치2 국내 발매 관심 집중
사전 구매 예약자들로 '북적'
스위치2 흥행, 삼성도 '활짝'

5일 오전 10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샵에서 김씨(29)가 스위치2를 첫 번째로 구매한 뒤 제품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뛰면 다치니까 뛰지 마세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용산 아이파크몰 리빙파크 매장의 개장 시간이 임박한 오전 10시28분. 간이 문이 열리기 전, 닌텐도샵 판매 직원은 이 같이 말하며 사람들에게 주의를 줬다. 간이 문 앞에는 38명이 한 줄로 서서 개장을 기다렸다.

5일 오전 10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샵에서 스위치2를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리빙센터가 열리기를 기다리며 오픈런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오전 10시30분, 문이 곧바로 열지 않자 대기 줄 속에서 "언제 열리는 거야"라며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성인 남성 1명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문이 열리자 줄을 선 사람들이 걸음을 재촉했다. 그들이 경보하듯 걷다 도착한 곳은 에스컬레이터 뒤편에 위치한 닌텐도 숍이었다. 매장 앞에는 다른 입구로 들어온 사람들로 이미 대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총 60명의 사람으로 에스컬레이터 앞까지 줄이 생겼다. 줄을 보고 "밥 먹고 와야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오픈런 줄의 정체는 국내에서 정식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2를 사기 위한 행렬이었다. 모두 스위치2 사전 판매 응모에 당첨된 사람들로 이날 닌텐도 매장은 일반 판매를 진행하지 않았다.

스위치2는 정식 발매되기 전부터 품절 대란의 조짐을 보여왔다. 일본에서 진행한 스위치2 사전 구매 예약 신청에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220만명이 몰릴 정도였다. 공식 홈페이지와 유통업체를 통해 진행한 국내 사전 판매도 응모자가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에 공식 성명을 내고 스위치2 수량이 부족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뜨거웠던 사전 예약의 열기는 정식 판매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샵에서 맨 처음으로 스위치2를 구매한 김씨(29)는 오전 9시부터 매장을 찾았다. 1시간 30분 동안 줄을 선 것. 김씨는 "사전 구매 예약 첫날부터 응모했다"며 "스위치1이 있지만 업데이트된 그래픽으로 젤다의 전설과 스플래툰 신작을 게임해보고 싶어 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장이 열린 지 10분이 지나자 줄은 더 길게 늘어나 총 79명의 사람이 스위치2 구매를 기다렸다. 줄 사이에는 외국인도 있었다.

5일 오전 10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용산 아이파크몰 닌텐도샵 앞에서 사람들이 스위치2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스위치2의 높은 그래픽 수준은 엔비디아가 이번에 공급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스위치2 발매 축하 영상을 공개하며 "이전과는 다르다. 휴대용 게임기 역사상 가장 뛰어난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높은 애니메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전용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닌텐도는 이달 초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 3월까지 스위치2가 최소 15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3월까지 최대 2000만대를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작인 스위치의 경우 1년 만에 1505만대를 팔았다.

스위치2의 인기는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닌텐도는 스위치2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의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겼다. SoC는 중앙처리장치, 그래픽 처리장치, 메모리 제어 등 컴퓨터의 핵심 기능을 하나로 묶은 통합 칩이다. 이번 스위치2의 SoC 칩은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만들어 닌텐도에 공급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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