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조코비치. AP연합뉴스
테니스 남자 단식 역대 최다 그랜드슬램 우승자(24회)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가 은퇴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5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조코비치는 “이게 이곳에서 내가 펼치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며 “그래서 마지막에 더 감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경력에서 이 시점에 12개월 뒤는 꽤 긴 시간”이라며 “더 뛰고 싶냐고? 그렇다. 그러나 내가 12개월 뒤에 여기서 또 뛸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코비치는 “만약 이 경기가 롤랑가로스에서의 마지막 경기라면, 분위기와 관중 응원은 정말 굉장했다”며 감정적인 소회를 밝혔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올해 윔블던과 US오픈은 도전하고 싶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내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출전이 불확실함을 내비쳤다.
조코비치의 은퇴 시사는 최근 이어진 부상과 성적 부진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하며 “내년 호주오픈 출전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5년 시즌 들어 조코비치는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디언웰스,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등에서 조기 탈락했고, 마이애미에서는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코비치는 “이런 무력감은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이곳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조코비치는 은퇴 후에도 테니스와의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테니스에 대한 사랑이 희석되는 일은 없다”며 선수 생활 이후에도 테니스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987년생 조코비치는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22년간 세계 테니스를 지배해왔다.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 최다 우승(24회), 세계 1위 최장 기간 보유(403주)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으며, 2021년에는 연간 그랜드슬램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테니스계는 조코비치의 은퇴 시사 발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코비치가 언급한 대로 올해 윔블던(7월)과 US오픈(8월-9월) 출전 여부와 성적에 따라 그의 은퇴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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