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 이나 역 김다미 인터뷰
“이나만의 캐릭터 구축하기 위해 대사부터 모든 것 계산”
“만화적 인물 연기 재밌지만…감정만큼은 실제처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주인공 윤이나를 연기한 배우 김다미 [UAA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번지점프를 연달아 신나게 웃으며 뛰는 사람은 평범치 않다. 그 이유가 “죽을거 같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라면 왠지 거리를 두고 싶다.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자기 할 말만 하는 것이 마냥 어린아이 같다가도, 사건과 마주할 때는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추리를 쏟아내는 천재 프로파일러. ‘별남’과 ‘비범함’이 공존하는 ‘이나’는 아무래도 현실보다는 만화에 가까운 캐릭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 최종화가 공개된 이튿날인 지난 5일, 윤이나 역의 배우 김다미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인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나와 그를 10년째 범인으로 의심하는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며 연쇄살인범을 쫓는 추리 스릴러다. 범인에 대한 무수한 추측들이 쏟아진 가운데, 마지막까지 범인을 알 수 없는 전개와 독특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 스틸컷 [디즈니+ 제공]
김다미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나인퍼즐)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범인을 모르겠더라”면서 “읽으면서 양정호 팀장(김성균 분)이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아예 못 맞췄다”며 웃었다.
작품의 만화적 톤과 현실성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던 김다미는 이번에도 이나란 캐릭터를 잘 지은 자켓 마냥 꼭 맞춰 입어냈다.
이나는 서울과 경찰서라는 현실적 배경을 놓고, 그와 섞일 듯 섞이지 않는 묘한 경계를 넘나들며 극중에서 존재감을 발산한다. 과장된 표정과 말투, 옷 차림까지 하나하나가 ‘만화’에서 볼 법한 것들인데도, 김다미에게서 묻어난 이나는 어색하지도, 그렇다고 불편하지 않다. 대사의 리듬과 빠르기, 손짓 하나까지 계산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김다미는 “현실과 만화 사이에서 보는 시청자분들이 납득을 할까 고민이 많았다”면서 “이나가 가진 캐릭터성을 가지고 가면서, 동시에 사건이 들어갈수록 이나의 진지한 면모들을 넣으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이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 스틸컷 [디즈니+ 제공]
작중 이나는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이나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나는 출근길에 각자 취향에 맞춘 팀원들의 커피와 케익을 챙기고, 주변인과의 스몰토크에도 꽤 적극적이다. 사회성이 없는 이나에겐 이 모든 것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김다미는 “이나를 보면 안타까웠다. 보듬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캐릭터였다”면서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다른 이들이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의심에서 공조로, 한샘과 이나의 변화하는 관계성을 지켜보는 것도 ‘나인퍼즐’의 재미 중 하나다. 김다미는 “처음에는 한샘이 이나를 10년이나 의심했는데 공조하는 관계로 바뀌는 게 가능한가란 고민이 많았다”면서 “한샘이 이나에게 웃어주는 것, 챙겨주는 것에서 조금씩 포인트를 주면서 스며드는 느낌을 가지고 가고자 했다”고 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주인공 윤이나를 연기한 배우 김다미 [UAA 제공]
그간 김다미에게는 유난히도 캐릭터성이 짙은 배역들이 주어졌다. 윤이나 이전에 구자윤(마녀)이 그랬고, 조이서(이태원클라쓰)가 그랬다. 김다미는 “‘나인퍼즐’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만화적 콘셉트라는 사실을 몰랐다. 후에 감독과 대화하면서 알게 됐다”면서 “현실적인 캐릭터를 맡는 것도 재미있고 좋지만,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담아내는 것이 극만이 가진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강점은 무엇일까. 김다미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도) 인물이 가진 감정들은 실제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그렇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외모적으로 평범한 얼굴이 주는 나만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늘 ‘지금’ 맡고 있는 작품을 잘 해내야 다음이 있다고 생각한다”이라며 “앞으로의 작품들이 비록 흥행작이 되지 않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게 연기하자는 마음가짐을 놓지 않는 배우로 있고 싶다”고 전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주인공 윤이나를 연기한 배우 김다미 [UAA 제공]
연기자로서 지향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자신을 ‘김다미’가 아닌 캐릭터로서만 바라봐주는 것이다. ‘나인퍼즐’도 마찬가지. “내가 아닌 ‘이나’가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시금 작품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김다미는 “처음 봤을 땐 낯설고, 묘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오는 재미가 나인퍼즐의 매력”이라며 “시청자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보실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