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경제 관료 출신 김용범, 정책실장 임명
재정기획보좌관 신설..."확장 재정 위한 대통령 의지" 평가
AI수석 신설, 국정상황실 확대 개편 등 대통령실 조직 개편

강훈식(왼쪽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진영 사회수석비서관, 김용범 정책실장, 강 비서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간판을 바꿔 단 '경제성장수석'에는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발탁했고, 수석급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해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검증된 경제 관료와 실력파 전문가 위주로 경제 사령탑을 우선 정비해 저성장에 갇힌 민생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기 위한 사전 준비 성격도 엿보인다. 인공지능(AI) 수석 신설 등 이재명표 국정과제를 직접 챙기고 국정상황실을 확대 개편하는 조직개편안으로 강한 대통령실도 표방했다. 대통령실이 중심이 돼 국정운영 그립감을 확실히 쥐고 가겠다는 것이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 김용범, 정책실장 임명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대통령실 1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김용범 신임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재부 1차관을 지냈다. 강 비서실장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력과 국제 감각을 가졌다"며 "코로나19 당시 위기 대응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인사로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집행에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기존 경제수석의 명칭은 경제성장수석으로 바뀌었고 하준경 교수가 임명됐다. 하 수석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실물 경제와 이론을 두루 거쳤고, 이 대통령의 공약 수립 과정에 참여해 경제 성장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직책 이름이 바뀐 배경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경제를 유지 보완하는 개념이 아니라 반등시키고 이겨나가고자 하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불황과의 일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강 비서실장)는 게 이 대통령의 당부였다고 한다.

김용범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 대통령실 제공

재정기획보좌관 신설..."확장 재정 위한 대통령 의지" 평가

재정기획보좌관에는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류 보좌관은 확장 재정을 강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책 신설은 예산의 편성과 운영에 대한 대통령실 개입을 강화해 확장적 재정 정책에 나서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미국과의 통상 문제 등으로 앞서 이 대통령이 예고한 기재부 분리 개편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해 당장 재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사회수석에는 문 정부의 아동수당 도입 등에 관여한 문진영 서강대 교수가 발탁됐다.

AI 수석 신설, 국정상황실 확대 개편 등 대통령실 조직 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 AI 수석을 두고, 국정상황실을 확대 개편하는 내용의 대통령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AI 3대 강국 도약’ 과제를 추진할 AI 미래기회수석실을 별도로 설치한다. 국정상황실은 확대 개편하는 한편, 국가 위기관리센터는 국가안보실 2차장 소속에서 국가안보실장 직속으로 이관한다. 위상을 높여 국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개편안에는 △기존 시민사회수석실을 경청통합수석실로 확대해 청년 담당관을 설치하고 △지난 정부에서 폐지됐던 여성가족비서관을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되살리고 △국정기록비서관을 복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등을 추진할 해양수산비서관과 사법제도비서관도 신설한다. 사법제도비서관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사법부 개혁과 관련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정무수석 우상호, 홍보수석 이규연 등 거론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고위 참모 하마평도 무성하다. 정무수석에는 우상호 전 의원, 홍보소통수석에는 이규연 전 JTBC 대표, 민정수석에는 오광수 전 대구지검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오 전 지검장의 경우 특수통 검사 출신을 우려하는 여권 일각의 목소리가 변수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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