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한 아이유.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시절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국내 OTT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두 달 만에 주가 2만2550원→4만7850원 됐다.”
새정부 출범 이후 IT업계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호 공약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내걸면서 IT 기업이 그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업계는 공약이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I 100조 투자 등 지원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규제가 거세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생성형 AI 무료로 쓴다” 한 마디에…적자 기업도 난리
[네이버페이 증권 갈무리]
대표적으로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수혜를 받고 있는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 솔트룩스다. 솔트룩스는 대규모언어모델(LLM) ‘루시아’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기반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월 1일 2만550원이었던 솔트룩스 주가는 지난 5일 4만8850원까지 치솟았다. 두 달 동안 두 배 이상 주가가 오른 것이다.
코난테크놀로지도 같은 기간 주가가 1만9600원에서 3만7100원으로 증가했다. 코난테크놀로지 역시 이밖에도 ‘코난 LLM’, ‘코난와처’ 등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중소 AI 기업들의 수혜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시한 ‘모두의 AI’ 프로젝트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 국민이 누구나 무료로 고성능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축적해 산업 혁신을 이끌겠다고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적자를 이어가던 AI 기업들이 자체 LLM을 공급하며 수혜를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또한, 이 대통령은 AI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확대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AI 관련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증액하고 민간 투자를 10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를 확보해 기업과 연구기관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픈 AI도 이재명 정부에 손을 내밀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엑스(X·트위터)에 당선 축하 인사를 보내며 “글로벌 AI 선도 국가를 향한 비전과 모든 국민이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오픈AI도 그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선거 운동 기간 권 CSO를 만나 오픈 AI의 한국 진출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 기간 후보들이 AI 산업 지원책을 내놓으며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며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침공에 힘 못쓰는데…“역차별 더 커질까 우려”
넷플릭스 [AFP]
OTT 업계도 새 정부의 콘텐츠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토종 OTT는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적자 행진을 감수하면서도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토종 OTT가 경쟁력을 잃을 경우 국내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우리 아이디어로 ‘폭싹 속았수다’를 생산해서 (우리 플랫폼으로) 수출했으면 돈을 얼마나 벌었겠느냐”며 “넷플릭스에 다 주는 바람에 우리는 약간만 건졌다, OTT같은 플랫폼도 정부가 지원해서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민주당은 ‘K-방송영상 콘텐츠 이니셔티브 10대 정책’에서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정책에는 자막·더빙 및 마케팅 지원, 바이어 매칭 등 현지화를 도우면서 해외 거점(동남아, 중동 등)을 설치하고 K-콘텐츠 수출 전담 조직을 운영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일각에선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국내 플랫폼의 역차별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해외 플랫폼이 아닌 국내 플랫폼만 적용받아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구글 등 해외 플랫폼은 망 사용료, 법인세를 회피하며 국내 법제의 빈틈을 악용하고 있다”며 “유료방송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OTT 규제를 강화하거나 방송통신발전기금 참여를 요구할 경우 국내 플랫폼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잡한 IT 뉴스, 에라잇! 권제인·차민주 기자가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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