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서울의봄’ 제작사 등 드라마 제작
‘메이드 인 코리아’ 등 하반기 공개
“정부와 업계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악연’ ‘나인 퍼즐’은 영화제작사가 만든 드라마다. 영화 시장 위축으로 영화제작사까지 드라마에 뛰어든 것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넷플릭스 제공
영화 제작사들이 드라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영화판에 있던 배우와 감독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드라마에 진출하던 것이 제작사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영화사월광은 올해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나인 퍼즐’로 연이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같은 범죄, 누아르 영화에 강점을 보여왔던 영화사월광은 그 강점을 시리즈에 녹여내며 ‘영화 같은’ 드라마를 시청자에게 선보였다.
지난 4일 전편이 공개된 ‘나인 퍼즐’은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흥미진진한 서스펜스, 배우들의 호연이 만나 웰메이드란 평을 듣고 있다. ‘나인 퍼즐’은 ‘무빙’의 뒤를 이어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한국 콘텐츠 2위에 올랐다. 지난달 공개된 ‘악연’ 역시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시리즈(비영어)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영화 ‘서울의 봄’, ‘하얼빈’, 그리고 최근 개봉한 ‘야당’까지 제작하며 대세 영화 제작사로 주목받은 하이브미디어코프도 올해 시리즈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 시대상, 사회상을 담아내는 데 강점이 있다는 특색을 살려 제작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올 하반기 공개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이다. 이 작품은 영화 ‘내부자들’을 제작한 우민호 감독의 첫 시리즈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요즘 영화에 투자가 안 이뤄져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MBC 제공
영화사들이 드라마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OTT의 위상이 높아졌고, 드라마 제작 환경도 좋아졌다. 하지만 가장 큰 건 돈 문제다. 영화 시장 위축으로 영화 투자가 막혔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부터 MBC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임순례 감독의 첫 드라마다. 임 감독은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대본이 좋았다”면서도 “요즘 영화에 투자가 안 이뤄져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드라마 연출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계 인력들의 드라마 이동 현상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배우 설경구, 김윤식, 송강호는 각각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삼촌’으로 처음 혹은 30여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영화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개된 신연식 감독의 ‘삼식이 삼촌’, 변영주 감독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 한재림 감독의 ‘더 에이트 쇼’ 등은 모두 감독들이 처음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작품들이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계속된다. 올 하반기 공개되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탁류’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행복의 나라’ 등을 만든 추창민 감독이 처음 제작하는 사극 드라마다. 배우 강동원은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될 ‘북극성’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5일 “영화 인력들이 드라마 업계로 많이 유입되면서 드라마 업계가 전에 갖추지 못했던 시스템들이 도입되거나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이 이뤄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드라마 업계도 많이 축소된 상황이고, 투자가 거의 넷플릭스로 일원화되고 있어서 정부와 업계가 나서 투자와 제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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