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아닌, 물 한잔과 김밥 한줄
…3시간 국무회의” 대통령실 밝혀
전날 국회서 의장·여야대표 비빔밥 회동
“대통합 절실한 때” 메시지 전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국무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밥 한 줄과 물 한 잔만으로 3시간 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새 정부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열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 공석인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김범석 1차관이, 전날 사표가 수리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대신 김석우 차관이 국무회의에 나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전날 임명된 청와대 비서진도 참석했다.
강 비서실장은 국무회의 도중 잠시 이석해 기자들과 상견례를 갖고 “대통령님께선 어제 밤 7시 30분 비상경제점검 TF(태스크포스)를 점검 다 하시고, (오늘) 아침에는 전 부처 현안에 대해 급하고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또 대통령이 급하게 알아야 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보고를 받고 계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3시간이 좀 넘었는데 보도에 보니 도시락이라고 하지만 도시락이 아니라 김밥 한 줄이다. 지금 물 한 잔과 김밥 한 줄 먹으면서 회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정당 대표들과 비빔밥을 함께 먹는 오찬 회동을 한 바 있다.
당시 우 의장은 “국민 대통합이 절실한 때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전국의 재료를 골고루 사용했다”며 “오늘 상차림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앞으로의 길도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국무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5일 오전 9시30분 임기 첫 전자결재를 통해 이들에 대한 공무직 채용 전자서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이라며 “여러분들이 매우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공직에 있는 그 기간만큼은 국민을 중심에 두고 각자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서도 아직 체제 정비가 명확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에도 우리 국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을 한다. 저는 최대한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분이 또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하실 일들이 또 있지 않나. 여러분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여러분이 각 부처 단위로 현 상황을 가장 잘 아실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제가 여러분의 의견도 듣고, 저도 드릴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각 부처 단위로 현재 현안을 체크하고 싶다. 어색하겠지만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국무회의 전엔 사회자에게 “진행은 행정안전부가 하느냐”, “시나리오(진행 순서)나 주제를 정해놓기도 하는데 그런 것이 특별히 없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조금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무회의에서 최근 발생했던 대형 산불 재해 대책 등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정철학에 대해 현재 내각과 공유하고 공약 관련 사항에 대해 검토하며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