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검사징계법' 본회의 처리…더 강화한 상법개정안 재발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5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초부터 주요 입법 과제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제21대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금이 전 정권과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에 크게 힘이 실리는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소위 '내란 종식'을 위한 법안들부터 빠르게 처리하는 모습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국회 의석 과반을 점한 집권 여당으로 위치가 바뀐 상황에서 법안을 무더기로 밀어붙이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법안별 우선순위·처리 시기 등을 선별하는 속도조절 작업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취임 이틀 차인 5일 국회 본회의에서 '1호 법안'으로 3대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과 검사징계법을 처리했다.

이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등 4명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 의석수가 4석 줄었지만, 단독 과반(현재 167석) 의석을 넉넉하게 보유한 민주당은 이날 법안을 무난히 처리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민석 의원도 이날 본회의에 참석해 표결에 참여했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반대 당론을 정해 다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 토론에서 법안 내용에 반발했을 뿐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필사적으로 막겠다는 강도 높은 행동은 나오지는 않았다.

친한(친한동훈)계 등 일부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선 패배에 따른 지도부 사퇴 선언 등으로 어수선해진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한 이들 4개 법안 외에 다른 주요 법안들도 속도감 있게 처리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 전날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상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약속에 맞춰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에서 폐기된 상법 개정안을 더욱 강화한 내용으로 이날 다시 발의했다.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전인 오는 12일 본회의를 추가로 열어 상법개정안 등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을 포함해 (전 정부에서) 거부됐던 법안들에 대해 (처리 의지가) 더 강해 12일 본회의를 한번 더 해야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야당 때 주도해 국회에서 통과했다가 거부권에 가로막혔던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도 재추진 대상이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hihong@yna.co.kr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허위사실공표죄 구성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관련 법안들과 관련해서는 당내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 국민의힘이 '이재명 방탄법'이라고 비판하는 법안들로,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였다가 여론의 역풍을 불러 집권 초반 대통령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당내에 적지 않다.

대법관 증원법의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전날 법안소위를 열어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으나, 대통령 임기 첫날부터 '입법 독주'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체 회의 처리 등 후속 절차는 보류된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히려 다음 주까지 재임하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사법개혁 법안 일부를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법관 증원법과 공직선거법은 추후에 처리하는 것으로 미루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12일 본회의가 열릴 시 처리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법관 증원법은 오늘 지도부가 법사위 논의 경과 설명을 들었고 차차 논의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취임했기 때문에 헌법 84조에 따라 기존 소추가 다 정지되는 것이다. 그 내용은 논쟁할 이유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본회의 일정과 관련, 노 원내대변인은 "12일 본회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야 및 국회의장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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