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콘퍼런스 2025' 개최
대화하며 자율주행으로 길 안내하는 '에디' 공개
2027년 세계최초 안내견 시험 합격 목표
6G부터 AI로봇까지 성과 공유로 ICT 미래 제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안내하는 자율주행 로봇개와 공장 및 가사 노동을 돕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토종 기술로 조만간 일상 속에서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ETRI 콘퍼런스 2025’에서 방승찬 ETRI 원장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공지능(AI) 안내 로봇 ‘에디(EDDI)’와 함께 보행하며 계단 오르내리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TRI 콘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개회식에서 방승찬 ETRI 원장이 직접 시각장애인용 글라스를 쓰고 자율주행하는 인공지능(AI) 안내 로봇 ‘에디(EDDI)’와 함께 단상에서 시연을 했다. 에디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에디는 4족 보행 플랫폼에 보행 제어기와 실시간 음성 안내 및 대화 기능을 탑재한 멀티모달 AI 기반 로봇이다. “신호등이 있습니다” “앞에 사람이 서 있습니다”와 같은 안내 음성을 통해 사용자 주변 상황을 전달하며 인간 중심형 AI 기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2027년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안내견 시험 합격이 목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ETRI 콘퍼런스는 기술 발표와 체험형 전시로 구성, 일반 국민과 산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최신 기술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기술 세션은 △국가 전략 프로젝트 발굴 △AI·양자 기술 미래 컴퓨팅 △디지털 융합 △지역 미래 신산업 성장 △인간과 로봇 공존 차세대 AI △6G 통신 △초실감 공간 현실 등 7개로 진행, ETRI의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기술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ETRI 콘퍼런스 2025’에서 유원필 ETRI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차세대 AI 혁신’ 주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유원필 ETRI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차세대 AI 혁신’ 주제 세미나에서 “최근 자연어 기반 거대 언어 모델(LLM) 및 시각 언어 모델(VLM) 등 여러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사용하기 편한 형태로 로봇에 명령을 입력할 수 있는 형태까지 발전했다”며 “로봇도 스스로 추론하고 환경을 인지하고 무언가 액션(행동)을 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봤다.
그는 이어 “연구소에 다양한 AI를 탑재한 로봇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로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여러 로봇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ETRI·한국기계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함께 꾸린 ‘자율성장 AI 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에서 휴머노이드 엔지니어(기술자)와 하우스키퍼(집사) 등 크게 두 가지 사업에 집중해 연구·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ETRI는 △상상한 대로 펼쳐지는 무한 공간현실 세상 △인공지능 융합으로 열어가는 지속가능한 세상 △초성능 컴퓨팅이 만들어가는 빠르고 안전한 인공지능 세상 △모두가 연결되는 경계없는 입체통신 세상 등 주제로 성과 전시를 통해 우수성과 30개를 일반에 공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이인호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AI) 안내 로봇 ‘에디(EDDI)’가 보행하는 모습.(영상=김범준 기자)
특히 ‘가이드 독(Guide Dog) : 시각장애인 길 안내 로봇 이동지능 기술’ 부스에서 ETRI와 이인호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AI 안내 로봇 에디의 시연과 체험이 이뤄지면서 많은 참관객의 발길을 끌었다. 아울러 ETRI와 에이로봇이 공동 연구·개발 중인 멀티모달 교감형 AI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방위 촉각 감지 로봇 핸드 등도 함께 선보였다.
이인호 교수는 전시 부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기존 안내견과 달리 자율 보행 로봇으로 구현하면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받아 안 가본 길도 새롭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명체가 아니여서 제한된 정보로도 교감하는 인터랙션 기술이 중요하다”며 “아직 기술적 허들이 있지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등과 교류를 통해 오류 개선 등을 하나씩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그간의 연구 성과와 미래를 바꿀 혁신 기술들을 선보이고, 산·학·연·관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 원장은 “앞으로도 국민이 더욱 신뢰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국가 전략기술을 해결하는 기술선구자로서 전 연구진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는 이날 세계 최초로 200Gbps급 6G 통신 기술을 실시간 시연했다. 서브테라헤르츠(Sub-THz) 대역과 10GHz 광대역폭을 활용한 다중 송·수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서울 코엑스와 대전 및 부산 스튜디오 약 800㎞ 구간에서 실시간 가위바위보 등 게임 시연을 통해 5밀리초(㎳) 미만 초저지연 전송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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