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치과개원 전문 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의자에 앉아 제품을 시험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감기도 그냥 지나가는데, 잇몸병쯤이야?”
지난해 감기보다 더 많은 사람이 병원을 찾게 한 질환이 있다. 바로 잇몸병이다.
감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러다 큰일 난다.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2배가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4년 외래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195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흔한 감기(1760만명)보다 더 많은 수치다.
특히 30~40대 환자가 약 581명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잇몸병은 더 이상 ‘중장년층 질환’이 아니다.
문제는 잇몸병을 ‘단순 구강질환’으로 여기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필립스의 구강헬스케어 브랜드 ‘소닉케어’와 대한구강보건협회가 실시한 ‘2023 대한민국 구강건강 및 양치습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62.9%가 ‘양치 중 잇몸 출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잇몸병을 경험한 554명 중 45.1%는 ‘통증이 있어도 방치하거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실상은 다르다. 잇몸병은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치매 등 각종 전신 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실제 유럽치주학회연맹(EFP)과 세계심장연맹(WGF)이 잇몸병과 심혈관 질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치주염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심부 혈전 및 출혈에 의한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잇몸병을 예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올바른 양치질’이다. 아무리 양치를 자주 해도 방법이 잘못됐을 경우, 정작 가장 신경 써서 닦아야 하는 부위의 플라그(치태)가 제거되지 않아 잇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은 “양치는 음식 섭취 후 1분 이내, 최소 2분 이상 꼼꼼히 해야 효과적”이라며 “세끼를 섭취한다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 3회 양치를 기본으로 실천하는 것이 잇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치할 땐 치간·잇몸선 관리…구강세정기도 도움
[게티이미지뱅크]
잇몸병의 주요 원인인 플라그는 구강 내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가 결합해 형성되며, 주로 치간과 잇몸선에 축적된다. 따라서 양치 시 이 두 부위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표준잇몸양치법(변형 바스법)’을 잇몸병 예방에 효과적인 양치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방법은 칫솔을 연필 쥐듯 가볍게 쥐고, 칫솔모를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댄 뒤 제자리에서 5~10회 미세하게 진동시킨다. 이후 손목을 움직여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듯 닦는 방식이다.
이 양치법의 핵심은 치태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되, 잇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적절한 힘’을 유지하는 데 있다. 수동칫솔로 이러한 미세 진동을 구현하기 어렵다면, 음파전동칫솔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음파전동칫솔은 분당 수만 회의 음파 진동으로 생성된 미세한 공기방울이 치간과 잇몸선을 부드럽게 세정해, 과도한 압력 없이도 효과적인 플라그 제거가 가능하다. 또한 잇몸 손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양치 후 구강세정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잇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구강세정기는 고압의 미세 물줄기를 활용해 칫솔이 닿기 어려운 치간과 잇몸선을 세정해주고 구강 관리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준다. 특히 교정 장치나 임플란트를 사용 중인 경우 구강 관리가 더욱 까다로운데, 이때 구강세정기는 효과적인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올바른 양치 습관과 함께 사용할 경우 잇몸병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