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루스와 약물 전달 기술 도입 계약
앞서 펩트론과 기술성 평가 진행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해 스웨덴 카무루스(Camurus)와 손잡았다. 이 소식에 앞서 릴리와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던 국내 기업 펩트론의 주가는 4일 장중 하한가까지 직행했지만, 회사 측의 해명 이후 5일에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펩트론은 이날 홈페이지에 “릴리로부터 ‘릴리와 펩트론 간 계약에 포함된 해당 약물의 범위는 광범위하며, 현재 기술성 평가 중인 릴리의 물질은 카무루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대상과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 간 기술성 평가는 지난해 10월 체결된 이후 현재까지 기존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펩트론은 카무루스의 기술과의 차별성도 부각했다. 회사 측은 “카무루스의 장기 지속형 플랫폼은 다양한 약물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임상 결과가 많지 않다”며 “해당 기술은 약 20%의 유기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비교적 직경이 큰 주사침이 필요해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미립구 기반 기술보다 우수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의 ‘스마트데포(SmartDepot)’는 PLGA를 활용한 미립구(microsphere) 방식으로, 분무건조를 거쳐 분말 제형으로 생산되는 기술이다. 릴리와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기술이전 본계약 체결을 위한 평가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릴리는 스웨덴 제약사 카무루스와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릴리는 자사의 인크레틴 계열 후보물질 최대 4개에 대해 카무루스의 ‘플루이드크리스탈(FluidCrystal)’ 기술을 적용해 장기 지속형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후보물질에는 GLP-1/GIP 이중작용제, GIP/GLP-1/글루카곤 삼중작용제,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등이 포함됐다.
플루이드크리스탈 기술은 약물이 체내에 주입되면 겔 상태로 변해 수주에서 수개월간 약효를 지속시키는 방식으로, 프리필드 주사기나 자가주사형 펜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릴리는 이를 통해 기존 주 1회 투약에서 월 1회, 나아가 분기 1회 수준까지 투약 간격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펩트론의 주가는 4일 30% 급락했지만, 릴리와의 협상 지속 및 기술 차별성에 대한 해명이 나오면서 5일에는 보합권에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릴리와의 공동 연구는 내년 2월까지가 기한이며, 현재 아무런 문제 없이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릴리가 복수의 장기 지속형 기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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