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조교가 답해야 하는 질문량 40% 줄어

KAIST 연구팀 사진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재철AI대학원 최윤재 교수와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조교(Virtual Teaching Assistant·VTA)를 지난해 가을학기 강의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5일 밝혔다.

강의 교과목은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그래밍'으로, 모두 477명이 수강했다. VTA를 이처럼 대규모로 실제 교육 현장에서 검증한 것은 처음이다.

챗GPT 등 기존 생성형 AI와는 달리 수업에 특화된 에이전트로, 강의 슬라이드, 코딩 실습 자료, 강의 영상 등 방대한 수업 자료를 자동으로 벡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했다.

학생이 질문을 하면 시스템은 질문의 맥락을 바탕으로 관련된 수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한 뒤 응답을 생성한다. 단순히 대형언어모델(LLM)을 호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내용에 대응하는 자료 기반 질의응답으로 설계돼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였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이자 해당 수업의 책임 조교였던 권순준 박사과정은 "VTA 도입 이후 간단한 개념 정의나 강의 중 설명된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응답은 VTA가 맡게 되면서 조교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학습 지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조교 활용 모습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전년 수업 대비 조교가 직접 응답해야 하는 질문량은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주 동안 운영한 결과, 전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VTA를 실제로 활용했으며, 총 3천869건에 달하는 질의응답이 기록됐다.

특히 인공지능 비전공자나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VTA 사용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은 VTA에 이론적인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더 자주 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가받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사람 조교에게 질문을 주저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일수록 인공지능 조교와의 상호작용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해당 수업의 담당 교수이자 연구를 이끈 최윤재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수강생과 강사진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수업으로 해당 기술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른 교육기관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VTA 시스템의 소스 코드를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에 공개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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