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2025 중남미 테크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경제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가전 소비 여력이 커져서다. 산업계는 새 정부에 '글로벌 사우스' 진출 지원을 기대 중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2025년형 '비스포크 AI 가전'을 소개하는 '2025년 중남미 테크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테크 세미나'는 해외 주요 지역에서 현지 미디어와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제품 체험하는 행사다.
올해는 멕시코,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13개 국가에서 온 60여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테크 세미나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등 주요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북반구 저위도와 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 개발도상국을 의미한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시장이 포화 상태로 성장이 멈추고, 경쟁이 심화하자 글로벌 사우스로 가전 기업이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사우스 국가인 인도의 지난해 냉장고와 세탁기 보급률은 각각 34%, 21%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생산인구 감소추세에도 글로벌 사우스는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꾸준히 늘며 경제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산층이 늘면서 가전 소비 여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진출전략 정책제안/그래픽=이지혜
최근 삼성전자는 윤주한 삼성전자 중동총괄 지원팀장(부사장) 등 대표단이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를 만나 투자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집트 베니수에프 공장에 총 7억달러를 투자했고, 태블릿 PC 생산을 위해 추가로 3000만달러를 투입했다. 2023년 첫 생산을 시작한 스마트폰 라인도 생산능력이 120만대에서 600만대까지 늘었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글로벌 사우스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이집트 공장 전체 생산량의 85%가 55개국에 수출된다. 삼성전자는 수출 물량을 더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인 인도에 3번째 가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전사 차원에서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경영 목표로 삼고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영업 거점도 확대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K-컬쳐에 가전을 연계해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도 구사 중이다. 김재승 LG전자 아태지역본부장은 전일 SNS를 통해 "K-라이프스타일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기쁘다"고 밝혔다.
산업계도 새 정부가 '글로벌 사우스'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중국, 미국 등 상위 10개 국가가 수출 비중의 70.8%를 차지해 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각국의 관세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도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경제5단체는 지난달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한 제언집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핵심거점에 K-산업단지 집중 조성 △ODA(공적개발원조) 연계형 경제협력 토대 구축 △핵심광물 등 자원분야 기술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 △한류 연계형 소비재 수출 확대 및 통관·인증 패스트트랙 신설 등을 제안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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