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나라’ 만든 웹케시그룹
설립 26년만에 제2창업 선언
모든 B2B 핀테크 제품에
자체개발 ‘AI CFO’ 탑재 계획
국내 최초로 기업 인터넷 뱅킹을 도입한 핀테크 1세대 기업 웹케시그룹이 창업 26년을 맞은 올해 ‘인공지능(AI) 최고재무관리자(CFO)’ 서비스를 무기로 ‘금융 AI 에이전트’ 대표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AI 전환(AX) 작업을 총괄하는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은 4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 발전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제2의 창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상품부터 조직, 인력까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며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재편하면서 자체적인 AI 에코 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웹케시그룹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기업 이름보다 중소기업용 자금관리 솔루션 ‘경리나라’ 쪽이 더 익숙할 만큼 다소 생소한 회사다. 다만 금융 관련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 솔루션 시장에서는 사실상 경쟁자가 전무할 만큼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유명하다.
실제 경리나라를 도입한 중소기업 4만곳을 비롯해 중견기업용 솔루션 ‘브랜치’로 8700여 곳, 공공 전용 솔루션 ‘인하우스뱅크’로 전국 공공기관 110곳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올해 안에 웹케시가 운영하는 모든 B2B 핀테크 제품을 AI 신제품으로 바꿀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금융 AI 에이전트인 AI CFO를 전 제품에 탑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CFO는 메타의 라마, 알리바바의 큐원 등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금융 특화 AI 에이전트다. 윤 부회장은 “AI CFO는 직원 대신 24시간 언제든지 업무할 수 있는 AI 자금 비서”라며 “회사와 거래하는 금융사와 연결돼 있어 실시간으로 자금흐름을 모니터링하고 현황을 알려줄 뿐 아니라 예측까지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자연어로 된 텍스트나 음성 명령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출근길 자동차 안에서 “어제 출금 내역을 알려줘”라는 최고경영자(CEO)의 질문에 관련 내용을 답해주고 “올해 말 자금을 예측해 달라”는 지시에는 지금까지 자금 입출입 상황을 고려해 AI가 예상한 금액과 ‘평균 지출 및 수익 패턴’ ‘변동비 및 고정비’ 등 이를 계산한 근거도 함께 제시하는 식이다.
특히 평소보다 많은 자금이 갑자기 출금되는 등 이상거래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보고해 입출금 실수나 횡령 같은 사태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다.
이 같은 AI 에이전트를 현재 웹케시그룹이 운영 중인 9개 솔루션에 모두 도입해 업그레이드한다는 게 윤 부회장의 설명이다. 첫 번째로 중견기업 전용 자금관리 솔루션 브랜치에 AI를 접목한 신제품 ‘브랜치 Q’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 출시를 위해 인프라스트럭처부터 플랫폼까지 AI 에이전트 개발에 필요한 자체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윤 부회장은 “빠른 작업 속도와 합리적인 서비스 비용을 위해 자체 보급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센터를 만드는 게 첫 번째고 기존 데이터를 AI 학습에 맞는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 그다음”이라며 “이를 활용해 금융 특화 AI를 만드는 개발 플랫폼 ‘큐비(QUVI)’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AI 에이전트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까지 AI 서비스의 단계별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X 과정에서 기존 개발 인력의 업무를 다른 직무로 재배치하는 것도 주목된다. 윤 부회장은 “AI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기존처럼 솔루션 메뉴가 있는 화면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 관련 업무를 하던 기획자와 개발자는 다른 일을 해야 한다”며 “에이전트의 금융 전문성을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이들을 에이전트 교육 업무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AI 에이전트 교육과 고도화를 추진하는 AI 센터에 기존 개발자를 보내 현재 30여 명 수준인 센터 인력 규모를 1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 3~4년간 AX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며 “GPU 센터 구축과 연구개발(R&D)을 위해 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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