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드리는 말씀'
23분간 '국민' 45회 언급
선서 후 野대표들과 오찬
"자주 만나 민생문제 풀자"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에 참석해 취임사 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선서 후 낭독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이 대통령이 향후 임기 5년 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지를 보여주는 청사진이다. 이 대통령은 23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국민을 45번 외쳤다. 또 통합도 수차례 강조하며 "모든 국민을 아루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연설 내내 강조한 것은 '빛의 혁명'으로 나타난 국민들의 새로운 나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에 반드시 응답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경제적 위기 극복 못지 않게 힘을 준 것이 국민 통합에 대한 의지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제 출범하는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통합이 국가 성장·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란 게 이 대통령의 지론이다. 이 대통령은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며 "국민 삶을 바꿀 실력도 의지도 없는 정치 세력만이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가르고 혐오를 심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국민통합은 이번 대선 내내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가치다. 보수·진보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국가의 성공을 이끌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이념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단 뜻에서 '먹사니즘' '잘사니즘' 등의 신조어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서 취임선서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국회 사랑재에서 원내 정당 대표들과 오찬을 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여러차례 영수회담을 요청했었지만 성사된 적은 단 한 번 뿐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야당 대표를 자주 볼 것"이라고 공언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 후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 행사를 마친 뒤 국회 본청 로텐더홀을 퇴장하면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과 인사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도 웃으며 잠시 동안 악수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는 중앙대 법학과 선후배 사이이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선거 국면에서 날선 공방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장에서도 국민 통합과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자주 소통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저부터 잘해야 할 것"이라며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김용태 위원장도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길 바라고 소통과 대화를 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자주 연락드릴테니 자주 시간 내 달라. 의제 관계 없이 편하게 대화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인선 브리핑에서도 "언론인 여러분은 국민들의 눈과 귀의 역할을 대리하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권한받은 일을 대신하는 정치인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론직필의 본연의 역할을 잘 하셔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는 길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자주 뵙겠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