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스 오픈 야간 경기 모두 남자 ... 여성 선수들 “공평하게 해달라”3일 열린 프랑스오픈 8강에서 중국 정친원과 경기 중인 사발렌카. 빅 매치임에도 오전에 경기가 열려 관중석이 많이 비어있다. /AP 연합뉴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가 3일(한국시각) 프랑스 오픈 8강전을 승리하고 “(이번 경기가) 빅 매치였던 만큼 경기 시간을 저녁으로 옮기는 게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발렌카는 이날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세계 7위 정친원(23·중국)을 2대0(7-6<7-3> 6-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정친원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테니스 단식 금메달을 따낸 신성. 당시 결승이 이곳 롤랑가로스에서 열려 이날 승부는 대회 빅매치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이른 시간인 오전 11시에 열려 경기장 1만 5000석의 상당 부분은 빈 채로 치러졌다.
그는 “개인적으로 오전에 경기를 치르면 오후에 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면이 있다”면서도 “남녀 경기를 동등하게 다뤄주면 좋겠다. 여자도 더 큰 무대에 설 자격이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프랑스오픈은 2021년부터 야간 경기를 도입해 치르고 있는데, 그간 여자 경기가 야간 경기로 배정된 것은 네 번이 전부였다. 올해는 개막 후 모든 야간 경기가 남자 경기로 채워졌다. 4일 열리는 8강전에도 남자 단식 알렉산더 츠베레프(28·독일)와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의 경기가 저녁에 치러진다. 세계 2위 코코 고프(21·미국)와 올해 호주 오픈 우승자 매디슨 키스(30·미국)의 여자 단식 8강전은 현지 기준 오전 11시에 열린다.프랑스오픈에 출전한 이가 시비옹테크 /AFP 연합뉴스
대회 주최 측은 남자 경기가 5세트로 진행되는 점(여자는 3세트)과 팬들의 경기 선호도를 고려해 경기 일정을 잡는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사발렌카 뿐 아니라 이번 프랑스오픈에 참가한 다수 여자 선수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온스 자베르(31·튀니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남자경기를 많이 본다. 남자 경기를 더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누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딸이라면 이렇게 대할 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 102년만에 4연패(連霸)에 도전하는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는 “여성 경기도 (남자와) 동등하게 열려야 한다”며 “여자 경기도 똑같이 즐길 수 있고, 멋진 쇼를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 사발렌카는 대회 4강에서 시비옹테크와 맞붙는다. 대회 최대 빅 매치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오픈과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다수 우승 경력이 있는 사발렌카는 아직 프랑스 오픈에선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시비옹테크는 102년만에 대회 4연속 우승 등 프랑스 오픈 5회 우승에 도전한다. 아직 해당 경기의 공식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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