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준 삼성전자가 2나노 양산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경쟁사 인사까지 영입하며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입니다.
간밤 열린 삼성전자 연례행사 '세이프 포럼'에서도 파운드리 고객사와 협력을 도모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삼성전자가 이번에 D램 1위를 처음 놓친 겁니까?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처음으로 D램 점유율 1위를 SK하이닉스에 빼앗겼습니다.
트렌드포스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서 동시에 확인되는데요. 수치도 거의 동일합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D램 점유율이 36%인데요. 2%p 차이로 삼성전자를 역전했습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왕좌를 내준 건 고대역폭메모리(HBM) 때문입니다.
고부가 제품인 HBM3E 출하량이 감소했고요. HBM을 중국에 직접 팔지도 못했습니다.
반면,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죠.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D램 매출은 91억 달러, 우리 돈 12조 5천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전 분기보다 19.1%나 줄어들면서 2위로 내려앉은 겁니다.
<앵커>
D램 1위 자리를 놓친 대신 파운드리에 힘을 싣고 있다고요?
<기자>
우선 D램도 설계를 바꾸고 수율 개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D램은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해서 제품을 잘 만들면 되거든요.
파운드리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고객의 수요에 맞아떨어져야 하고요.
한 고객사만 확보해도 수조 원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올해 1분기에만 2조 원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그만큼 고객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냐면요, 경쟁사인 TSMC 인사를 데려올 정도입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은 지난 3월 마가렛 한을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영입했습니다.
마가렛 한 부사장은 TSMC에서 21년간 재직했는데요.
북미 고객 대응을 맡은 파운드리 전문가입니다.
삼성전자에서도 현지 고객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어떻게 고객을 유치하고 있습니까?
<기자>
삼성전자가 전날 미국 새너제이에서 '세이프 포럼 2025'를 열었는데요.
세이프 포럼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고객사와 친목을 다지는 연례행사입니다.
같은 날 '파운드리 포럼'도 비공개로 개최했는데요.
삼성전자가 3나노 이하 공정에서 수율 부진을 겪고 있죠.
이 때문에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긍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되는데요.
일본 닌텐도가 내일 출시하는 차세대 게임기 '스위치 2'의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가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를 제친 겁니다.
물론 스위치 2 칩셋에 적용되는 것은 8나노 공정입니다.
최선단 공정은 아니더라도 레거시 공정에서 기술력을 입증할 기회입니다.
고객사 신뢰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길이 동시에 열리는 셈입니다.
<앵커>
TSMC도 이미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알려지는데요.
올해 하반기가 파운드리 분수령이라고요?
<기자>
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올해 하반기에 2나노 공정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시기 TSMC도 대만 신주과학단지 바오산공장과 가오슝 공장에서 2나노 공정 제품 양산에 돌입합니다.
TSMC는 이번 2나노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처음 적용하는데요.
사실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부터 GAA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는 구조인데요.
원래 3나노까지는 3면만 닿는 핀펫 기술을 쓰거든요.
GAA가 핀펫보다 전류 누설이 적고 연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술을 먼저 시작한 건 삼성전자인데, 글로벌 빅테크가 TSMC 손을 잡고 있다는 건데요.
TSMC가 2나노 이하 공정에서 애플과 엔비디아, AMD, 퀄컴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빨랐는데, 글로벌 고객사들이 TSMC에 향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수율 때문입니다. 고질적인 문제죠.
현재 양산된 반도체 기준으로 최선단 공정은 3나노인데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TSMC의 3나노 공정이 가동률 100%에 도달했습니다.
양산을 시작한 이후 5분기 만인데요.
2나노 공정은 4개 분기 만에 완전 가동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TSMC 2나노 수율은 현재 60%, 삼성전자는 30~40% 수준으로 알려지는데요.
통상 파운드리 양산을 하려면 수율이 60%는 넘어야 합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58.9%p인데요.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이 내년 초에 출시될 '갤럭시 S26'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2600'에 탑재될 전망이거든요.
이미 3나노 공정으로 만드는 '엑시노스 2500'은 성능이 떨어져 양산 일정이 미뤄졌죠.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600을 성공적으로 양산하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와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사업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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