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 3분기부터 본격화 전망
수출, 2분기 저점 찍고 반등 기대
원·달러 환율, 연말 1330원까지 하락
부산 항만에 선적돼 있는 수출 컨테이너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 편성 추진과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대 0.3%포인트(p)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5조원 넘는 대규모 추경이 예고됐지만 건설·설비투자 회복이 더딘 만큼, 전반적인 경기 반등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항목 중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은 3분기부터 가시화되겠지만 재정승수와 심리 여건을 고려해봤을 때, 경기를 견인할 수 있는 강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내수 활성화를 위해 35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소비 개선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13조8000억원이 추경이 향후 3개월 동안 집중 집행되면, 이르면 6월 소매판매 지표에서 개선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차 추경 논의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차 추경이 산불피해 복구와 통상·인공지능(AI) 및 민생 지원을 중심으로 필수 사업에 집중했다면 새 정부가 추진하는 2차 추경은 ‘내수 살리기’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지역화폐 지원 확대와 소비쿠폰 지급을 소비 진작의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호정 이코노미스트는 “사용처에 따라 재정승수가 달라지겠으나 각종 소비촉진 계획 등 공약을 적극이행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3분기부터 소비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출은 당분간 고전이 불가피하지만 연간 기준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고 신정부가 기업 투자 활성화에 나서면서 수출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를 거듭 강조했다. 대선 후보 선출 후 1호 공약도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였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반도체에 최대 10%의 생산세액 공제를 적용하겠다며 반도체 대상 세제 혜택 확대도 약속했다.
하지만 한국 수출 경기는 여전히 하방 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다. 관세전쟁의 진원지인 미국 수출은 4월 6.8% 감소한 데 이어 5월 8.1% 줄어들며 감소폭이 커졌다. 관세 영향권에 들어선 자동차 수출이 32% 급감한 영향이 컸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먼저 관세의 영향권에 들어선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한 상태”라며 “다만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 및 신정부의 투자 활성화를 고려해 볼 때 한국 수출 경기는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하는 경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부동산 경기는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미분양 증가로 건설기성은 급감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공급 공약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도 회복 지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과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 마저 금융당국이 경계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건설 경기는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율에 대해선 “외환스왑시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 환경이 개선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 기준 133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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