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경기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음악분수중앙광장 유세장에서 ‘세계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고 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제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가운데, 대선 기간 그의 ‘1호 공약’이었던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국가별 경쟁으로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보조금 지원 및 세제 혜택 등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이 신속하게 제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후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글로벌 경제패권은 누가 반도체를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반도체 기업 대상 보조금과 세제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반도체에 최대 10%의 생산세액 공제를 적용하겠다며 반도체 대상 세제 혜택 확대도 약속한 바 있다.
대선 후보 선출 후 첫 경제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일정 정도 앞서나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계속 주도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듣고 싶다”며 반도체 기업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이 대통령의 경제 공약에 반도체 산업 지원 관련 공약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산업생태계 육성 ▷종합 반도체 생태계 허브 구축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및 첨단패키징 지원 강화 ▷RE100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수출·산업 경쟁력 제고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지원에 힘을 준 이 당선인의 공약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더욱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약에서 산업 지원을 위한 큰 방향성은 제시됐지만 아직 세부적인 지원 방법까지는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가 큰 불확실성에 놓인 상황에 반도체 공약이 비중 있게 다뤄진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반도체가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인 만큼 경쟁국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더 현실적이고 확실한 지원책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주요국들의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발 관세 정책과 수출 통제,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법을 제정해 경쟁국 수준으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인 반도체특별법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특별법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규정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후보 역시 대선 기간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면서도, ‘주 52시간 근로 시간 제한 예외 제도’를 특별법에 명시하는 문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52시간 예외 제도를 명시하지 않고 산업 지원 내용만 담은 특별법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4월 이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유연한 근로 시간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정부 정책 지원의 근거가 될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며 “주 52시간 근로 관련 논의도 중요하지만 법에 산업 지원책이 포함되어 있어 입법이 지연되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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