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국과 실용적 관계 개선 도모할 가능성"
NYT "수십년간 가장 강력한 대통령 중 한명"
WSJ "미중 사이 균형 외교 내세울 가능성 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김겨레 기자] 주요 외신들이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외교 전략의 방향성에 주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여의도공원 마지막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애국가를 부르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당선이 보수 정권에서 진보 진영으로의 중대한 전환임을 강조하면서, 향후 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에 주목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해 이재명이 대통령이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실용적 관계 개선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공약으로는 청년 일자리 창출, 불평등 해소, 국가 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으며, 대북 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대립적 접근에서 벗어나 외교 재개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취임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 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무역과 안보 문제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설득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경제 강국인 한국은 반년 동안의 불확실성과 혼란 끝에 계엄령 위기의 여파를 헤쳐나가면서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소비 감소와 미국과 관세 협상, 출산률 저하, 중국 및 북한과의 지정학적 긴장 등 이재명 대통령이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유지하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주한미군 감축 요구 등에 대해 신중한 협상을 예고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균형 외교를 추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중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영국 매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이재명의 당선은 정치적 격변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주주의가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그는 분열된 정치를 넘어 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대통령이 야기한 분열은 이재명 대통령이 2개월의 전환기를 거치지 않고 수요일부터 바로 5년 단임 임기를 시작하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도 “부패 의혹에 대한 조사부터 가족 간의 불화까지, 여러 정치 스캔들에 연루되었던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놀라운 복귀”라며 “그의 승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으로 얼룩진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비상계엄 사태로 드러난 국민 분열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며 정치개혁과 사회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 분야에서 실용주의와 국익 우선을 내세우며, 북·중과의 관계 개선과 한미동맹, 한일관계 모두를 중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과거 대북·대중 유화적 태도에서 최근 한미·한일 3각 협력도 강조하는 등 외교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고도 했다.

아사히는 이준석 후보가 20~30대 남성으로부터 주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거절했다고 짚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대선이 계엄령·탄핵 등 극심한 정치 위기와 사회 양극화 속에 치러진 만큼, 새 대통령은 국민 신뢰 회복과 사회 통합, 경제 정상화, 외교 안보 노선 재정립 등 중차대한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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