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워”
‘평화는 곧 경제’…‘긴장 해결’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당선이 확실시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기조는 한미 북핵 공조를 바탕으로 한 남북 대화 재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다만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현 상태에선 대화가 힘들다’며 물러섰고, 외교 안보 공약 발표에서도 북한 관련 내용을 맨 뒤에 배치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
4일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된 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 연설에서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겠다”며 “확고한 국방력으로 대북 억지력을 행사하되,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게 진정한 안보라는 확신으로 남북 간 대화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대북 억지력을 직접 언급하며 견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남북이) 공존하고 협력해 공동으로 번영하는 길을 찾아가겠다”며 “한반도 정세를 최대한 신속히 안정화해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한반도의 안보 때문에 민생이 더 나빠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회복을 위해 한반도 평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강원도 춘천 유세에서도 ‘접경 지역 주민에겐 평화가 경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군사적 목적으로 희생을 감수하는 접경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해소해야 할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남북 긴장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해 평화 구축의 명분으로 ‘경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선거운동 기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당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과 대화에 나설 상황과 관련해선 ‘반드시 역할이 있다’면서 우려를 차단했다.
다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러시아 역할도 언급해 실용 외교 노선을 견지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기에 북핵을 동결해 비핵화로 가야 하는데, 거기에 미국의 역할이 크겠지만 중국·러시아의 역할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모습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전면에 내세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결을 달리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 공약을 살펴보면 대북 정책으로 ‘긴장완화와 비핵평화로 공존하는 한반도’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약 발표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동맹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와도 중층적인 협력의 틀을 추구해 나가겠다”며 미국과 공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이 대통령은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 인도적 지원과 제도 개선에도 힘을 쏟아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 정부에서 그동안 비교적 언급을 삼가 온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이밖에 대북 관련 공약으로는 한·미 동맹 기반 대북 억제능력 확보를 통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등 방안이 담겼다. 또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상황 관리를 위해 남북 연락 채널 복원, 9·19 군사합의 복원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신뢰구축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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