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6시 21분부터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공식 개시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어떤 종목이 정책 관련 수혜를 받을지 분주히 살펴 보고 있다. 다만 이미 선거 과정에서 대부분 종목에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해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 무대에 올라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약 관련 수혜주로 증권·신재생에너지·인공지능(AI)·건설·지역화폐 관련 종목 등을 꼽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책 기대감에 따라 업종 간 희비가 엇갈렸듯이 선거 이후에도 정책 방향과 강도에 따라 업종·종목 간 주가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권 관련주의 경우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데 따른 혜택을 볼 것으로 점쳐졌다. 이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특히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는 배당소득세를 낮추고 낮은 곳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주식 투자를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배당소득세가 줄면 대주주가 배당을 실시한 유인이 만들어져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상승하고,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 이에 증권업종이 동반 급등하는 등 시장은 이미 대선 이후 증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는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갖는 후유증을 반면교사 삼을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상대적 수혜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문화하는 상법 개정 재추진 의지를 밝혀온 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요인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1호 공약으로 제시했던 AI 산업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솔트룩스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에서 AI 관련 예산은 정부안 대비 600억원 넘게 증액되기도 했다. 하드웨어 업종 외로는 카카오, 네이버, 한글과컴퓨터, 루닛## 등 AI 소프트웨어 업종도 있다.
또 이 당선인은 기존에 없던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믹스로 전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햇빛연금’ ‘바람연금’ 등 주민참여형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에너지 거버넌스를 만들겠다고 밝혀 관련 업종의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SK오션플랜트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4기 신도시 개발 추진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예고한 만큼 최근 위축돼있던 건설 경기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두산밥캣 등 건설주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추경 및 금리 인하 실행 가능성이 농후한데, 최근 특징은 경기 회복을 위한 사전적 유동성 확대가 곧장 부동산 가격에 흡수된다는 것”이라며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실행되고 확대된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경우 건설 업종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당선인의 대표 역점 사업인 지역화폐에 대해 국비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코나아이, 웹케시, 쿠콘 등 지역화폐 관련 업체들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대선 이후 수혜주 투자 시에는 이들 정책 관련 종목에 이미 기대가 선반영돼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이미 선거 과정에서 정책 기대감이 선반영돼있어 대선이 기대감 확대 요인이 되기보다는 재료 소멸로 인한 차익실현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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