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완화·부양책 기대감…대선 직전 2700선 터치한 코스피
트럼프 관세 강공 우려에 대외 리스크↑…'내수 진작' 완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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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재명 당선인이 선출되면서 이후 증시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연고점을 찍은 증시가 이재명 당선인의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공약을 따라 우상향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대선일 이후 한 달간 국내 증시는 대부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이 당선인의 정책 수혜를 업고 이달에도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미국의 관세 압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단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2556.61에서 2698.97까지 142.36포인트(5.5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압박이 가시화됐던 지난 4월 9일 2293.70까지 떨어진 뒤, 관세 불확실성이 희석되고 대선 이후 증시 부양 기대감이 번지면서 서서히 회복해 왔다. 지난달 29일엔 2720.64까지 올라 연고점도 새로 썼다.

9번 중 6번 오른 대선 후 코스피…불확실성 완화·증시 부양책에 기대감 커져

증권가에서는 대선 이후 코스피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대선과 주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81년 이후 치른 9번의 대선에서 대선일 기준 한 달 후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6번이었다. 대선이 치러진 뒤 한 달 후엔 평균 4.1% 올랐고, 1년 뒤엔 평균 16.5% 상승했다.

대선 한 달 후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전두환(2.1%)·노태우(24.1%)·김영삼(4.9%)·김대중(16.6%)·문재인(3.1%)·윤석열(3.0%) 대통령 등 6번이었다.

대선이 치러진 뒤 1년 후를 기준으로 살펴봐도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 전두환 대통령 당시 상승률은 22.8%를 기록했고, 노태우 대통령 당시엔 92.4% 올랐다. 김영삼(32.25%)·김대중(25.45%)·노무현(14.4%)·문재인(6.6%) 대통령 당시도 상승했다.

대선 이후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와 그에 따른 변동성 완화가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종식되는 날이기도 해 시장의 기대가 높다.

특히 이재명 당선인이 '오천피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점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당선인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일반 주주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상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어 '자본시장 대수술' 기대가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중 코스피가 2700선을 터치한 것은 기존 주도주의 약진뿐만 아니라 신정부 정책 기대감도 한몫했다"며 "기대감을 넘어서 차기 정부가 증시 공약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쌍끌이 부양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겨냥한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5월에 이어 6월에도 증시가 추가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변수 영향에 흔들리는 증시…'관세 발작 리스크' 우려에도 '새 정부 내수 부양' 기대 상존

물론 대선이란 이벤트 자체가 증시 상승으로 직결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대선일 이후 한 달간 노무현(-10.3%)·이명박(-6.8%)·박근혜(-0.3%) 대통령 당시엔 코스피가 내렸다. 1년 기준으로는 이명박(-36.8%)·박근혜(-0.9%)·윤석열(-7%) 대통령에서 하락했다.

대통령 선거일과 통상 두 달가량 차이가 있는 취임일로 따지면 취임 후 1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태우(-3.73%)·김영삼(-1.5%)·김대중(-5.69%)·노무현(-9.95%)·이명박(-0.68%)·박근혜(-2.04%)·윤석열(-0.57%) 대통령 취임 한 달 뒤 지수는 일제히 내렸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만, 대외 변수가 영향이 큰 탓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박근혜 정부 때는 세계 증시 부진, 윤석열 정부 초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작용하며 증시가 흔들렸다.

이번에도 무시할 수 없는 대외 변수가 있다. 한동안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관세 리스크 정점 통과’ 시나리오에 균열이 생긴 탓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연방무역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자극받아 관련 정책을 다시 강경하게 밀어붙이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는 양상이다. 오는 9일(현지시각) 상호관세의 영구 효력 정지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긴장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대선 직후 등장할 수 있는 '내수 부양' 기대감은 증시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새 정부는 13조8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에 이어, 20조 원 규모의 2차 추경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후유증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으로 보여 증시 정책이 상대적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새 정부에서 민생과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가능성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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