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 지으며, '흙수저' 소년공에서 대통령에 이르는 극적인 인생 서사를 그려냈다.
4일 오전 2시 30분쯤 이 후보는 개표율 94.38% 상황에서 득표율 48.82%를 기록하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아쉽게 패했던 설움을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이 당선인은 경북 안동의 산골 화전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무렵인 만 12세에 경기 성남으로 이주했고, 가난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곧장 공장으로 향했다. 시계 부품을 만들던 소년공 시절, 유독성 약품으로 인해 후각을 잃었고, 야구 글러브 공장에선 프레스 기계에 팔이 끼어 평생 펴지지 않는 장애까지 얻었다.
1978년 고입 검정고시 응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지만 그는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 하나로 밤낮 없이 공부했고, 독학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장학금을 받아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시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접하며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결심했고, 결국 사법시험에 도전해 1986년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18기 시절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 변호사의 강의를 들으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로 했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는 성남의료원 설립 운동이었다. 이 당선인은 2002년 성남시립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성남시 지방공사의료원 조례'를 발의했지만 2004년 성남시의회가 부결시켰다. 당시 이 당선인은 날치기 부결이라고 비판하며 항의했지만 '특수공무집행방해'이라는 죄목으로 경찰 수배까지 당하게 된다.
이후 이 당선인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 무대에 올라섰다. 시장 재임 중 무상 교복, 공공 산후조리 지원, 청년 배당 등 보편적 복지를 과감히 도입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2018년엔 경기도지사에 당선돼 경기지역 기본소득 실험 등 복지 중심 행정을 이어갔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가족사진. 더불어민주당 제공
지난 대선에선 진보진영 단일화 실패 등의 여파로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표에도 선출됐다.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며 사법 리스크로 곤란을 겪는 와중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던 재판은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체포동의안 가결과 피습 사건 등 수많은 고비를 버텨냈다. 지난해 1월 가덕도신공항 방문 중 흉기에 피습됐을 때는 생명을 위협받았지만, 이후 조기에 복귀해 총선 압승을 이끄는 등 정치적 리더십을 공고히 다졌다.
그는 세 번째 도전한 이번 대선에서 현실 정치의 벽과 수많은 위기를 뚫고, 다시 한번 정권 교체의 깃발을 거머쥐며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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