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완주한 40세 젊은 후보
고개 숙인 이준석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당 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3일 오후 8시 대통령 선거 지상파 방송 3사 출구 조사가 발표되자 개혁신당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의원회관에는 침묵이 흘렀다. 천하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에 “아” 하고 탄식했고, 일부 당직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달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도를 기록하다가 막바지에는 10%를 넘는 조사 결과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 득표율이 7.7%로 예측되자 정치권에서는 “선거 막판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1시간 30분쯤 뒤 개표 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를 통해서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주해낸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선거를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저희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국민 통합과 무엇보다도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 적확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개혁신당은 야당으로서 저희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서울 국회 여의도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출구 조사를 보면 이 후보는 20·30대 남성에서 20~30%대 지지를 얻었고, 수도권과 영호남 등 전국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를 치르며 개혁신당 당원 수가 6만여 명에서 약 12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도 개혁신당에선 성과로 꼽는다. 다만 20·30대 여성에서는 9~10%대 지지에 그쳤고 다른 연령대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세대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선거비 전액을 보전받는 득표율(15% 이상)은 물론 절반을 보전받는 득표율(10% 이상 15% 미만)에도 이르지 못해 선거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 후보 낙선에 대해 “계엄 반대와 탄핵 찬성이라는 소신을 지켜낸 원칙 있는 패배”라고 했다. 박 대표는 “계엄·탄핵 문제에서 이견이 있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견뎌내고 완주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20·30대 미래 세대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개혁 보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얻은 20·30대 표심을 바탕으로 향후 정국에서 범보수 진영 재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계엄·탄핵의 바다를 제대로 건너지 못하면서 재건이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며 “향후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개혁신당이 보수 진영 혁신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이 전면적인 쇄신을 하지 않으면 1년 뒤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어떤 식으로라도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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