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자 가족사진. 왼쪽부터 아내 김혜경 여사, 큰아들 이동호씨, 이 당선자. 더불어민주당 제공
“저 자신이 당하는 건 감수하면 되죠. 그런데 죄 없는 자식들, 특히 아내, 정말 저 때문에 (정치에) 이끌려 들어왔는데 그렇게 모욕하고 고통 주고….”(이재명 대통령 당선자, 지난 2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
이재명 당선자에겐 전업주부인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집요한 검증 공세에 시달렸던 이 당선자만큼 가족들도 일거수일투족이 정치권과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서울 출신인 아내 김혜경(59)씨는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다니던 1990년, 당시 성남에서 막 변호사 개업을 한 이 당선자와 만나 1991년 결혼했다. 이 당선자가 시민운동에 이어 정치에 뛰어든 뒤로도 김씨는 남편을 묵묵히 뒷바라지했다.
이 당선자가 민주당 대선 주자로 떠오른 뒤부터 김씨는 남편의 ‘정치적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는 지역 일정에 동행하고 남편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2022년 20대 대선 때는 남편이 찾지 못하는 지역을 찾아 다양한 시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대선에는 주로 종교계 인사와 사회적 약자들을 만나며 한달 반 남짓한 기간 동안 140개가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남편이 그랬듯 김씨도 여러차례 검증 대상에 올랐다. 2011년엔 김씨가 성남시장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2018년엔 김씨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트위터(현 엑스)에 올렸다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22년에는 이 당선자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대선 한달 전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공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자(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22대 총선 투표가 끝난 지난해 4월1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선거상황실에서 아내 김혜경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당선자의 두 아들 동호(33)·윤호(32)씨는 고려대를 졸업한 뒤 공군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동호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상습 도박 의혹 등이 불거지며 이 당선자가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번 대선 기간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과거 동호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단 성폭력적 댓글을 공론화하며 다시 한번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이 당선자는 대통령 선거일 하루 전인 2일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겪은 어려움과 관련해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정말 고통스럽다. 아내와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제 아들들은 취직도 못 하고 있다. (아들이) 시골 가서 교습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거기를 쫓아가서 불법 취업을 했다고 (보도하더라)”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당선자는 2020년 타계한 어머니 구호명 여사에 대한 애틋함과 안타까움을 자주 피력해왔다. 그는 어머니를 “나의 하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주 존경심을 드러냈다. 2018년 경기지사에 도전했을 때는 “제 어머님은 고된 밭일에 약장사까지 하면서 힘겨운 삶의 무게를 견디며 일곱 남매를 키웠다. 공장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버린 제 왼팔을 보고, 마당에 물통을 엎어놓고 공부하던 저를 보고, 그렇게 말없이 흘린 어머니의 눈물, 저는 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데 해드린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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