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3일 한국 대통령 선거 마감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보인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를 언급하며 ‘3년 만의 진보 정권 교체’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한국 대선이 투표를 마감하고 개표 작업에 들어갔다”며 “대선 과정 내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선두를 유지했던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가 선거 결과에서도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당선되면 3년 만에 (한국 정부가) 보수에서 진보 정권으로 교체된다”고 전했다.
특히 출구조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낸 이 후보를 집중 조명했다. 이 후보가 외교 정책과 관련해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를 내걸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 후보가 “그동안 북한과 중국에는 유화적인 반면, 미국과 일본에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며 “다만 선거 운동 과정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밝혀 왔다”고 짚었다. 이어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에 대해서는 “경제와 문화 교류를 비롯한 기존 협력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역사와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한다'고 말해왔다”고 평가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도 대선 투표 마감 뒤 이 후보가 김 후보를 12%포인트 넘게 앞서는 공동 출구 조사를 자세히 언급했다. 방송은 출구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 사이에 큰 폭의 차이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한국 언론들이 (하루를 넘기지 않고) 3일 밤에도 대세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서가는 결과가 전해지자 국민의힘 진영은 침묵에 빠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앞서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과거 보수 정권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일본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한 적도 있다”며 “반면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에는 달라진 태도를 보이며 일본과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 후보와 관련해서는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자택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51.7%에 이르러, 다른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크게 앞선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 후보 당선 때, 한국 정부가 3년 만에 보수에서 좌파로 교체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 대선 결과가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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