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출구조사 단체로 본 대국본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이재명 승리 예측에 좌절
[이진민, 권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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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21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
ⓒ 권우성 |
"진짜 왜 이래?"
"선거 초기부터 51%로 세팅된다는 이야기가..."
'이재명 51.7%' 득표 예측 출구조사가 뜨자 현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 힘차게 카운트다운 숫자를 세던 사람들은 조용해졌고, 연단을 지키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가) 51% 정도로 세팅될 줄 알았다. 출구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론하며 수습했다. 현장에 나타난 전광훈 목사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처들어가자"고 선동했지만 참가자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출구조사 발표 전부터 "게임 끝났다" 자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아래 대국본)은 3일 오후 7시 광화문역 6번 출구 앞(동화면세점)에서 개표방송 시청 집회를 열었다. 앞서 대국본 참가자들이 속한 '자유마을' 채팅방에는 "광화문에서 개표방송을 보나"라는 질문과 이어진 "그렇다. 광화문 대장님 명령만 듣는다"라는 답변이 올라왔다.
현장은 한산했고, 군데군데 빈자리가 상당했다. "집회가 언제 시작하는지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여성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다고 했다. 그런데 전 목사가 오후 8시로 바꿨다. 다 다르게 아는 거 같다. 온다고 한 사람들이 있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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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전광훈 목사측 지지자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21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KBS, MBC, SBS 방송 3사와 한국방송협회로 꾸려진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의 21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득표율 12.4%p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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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기다리던 한 남성은 "동사무소고, 죄다 사기를 치는데 어떻게 이기냐"며 "게임이 끝났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어떤 놈이냐. 히틀러 같은 놈이 나타난다. 다 끝났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은 청계광장 쪽에서 들려오는 집회 소리에 "귀를 닫고 싶다, 귀를!"이라 반응했다. 청계광장에선 촛불행동 주최 개표방송 시청 집회에 열리고 있었다.
집회 이전부터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분주했다. '자유마을' 채팅방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부정선거 증거라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했고 개표 관람인 신청을 독려했다. 이들은 "애국자의 소중한 한 표로 자유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며 주변에 본투표 참여를 권장하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전광훈 "국힘 해산시켜 자유통일당으로 인수인계"
출구조사가 발표됐고 이재명 후보의 과반 승리가 예측되자 반응은 싸늘해졌다. 전광훈 목사가 연단에 올라 "선거관리위원회를 쳐들어가자"고 했지만, 이를 듣고 있던 한 여성은 "쳐들어가서 뭐 되겠냐"고 자조했다.
개표방송이 이어질수록 집회 참석자들은 말을 잃었다. 성조기를 흔들던 이들도 손을 내렸다. 영남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그렇지!"라며 잠시 환호했지만, 곧장 타 지역 모두에서 이 후보가 앞서자 몇몇은 "이러면 안 된다"고 거세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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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주최한 21대 대선 개표방송 단체 시청 현장(동화면세점)을 찾은 참가자들이 출구조사 발표 직후인 3일 오후 8시께 실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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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총선 때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의) 차이가 컸다. 마지막까지 조용히 기다리겠다"고 말한 모습이 송출됐지만, 침묵은 계속됐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 기자와 만난 한 남성은 "청년들이 목숨을 걸고 선거관리위원회를 끌어내려야 한다. 우리에게 분명한 증거가 있다"며 "기자 같은 청년도 함께해야 한다"고 격분했다.
연단에 오른 전 목사가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하자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전 목사는 "108석이나 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단 한 놈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한동훈이 선거운동을 따로 한 것은 김문수를 방해한 것"이라 질타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당은 해산해야 한다. 자유통일당으로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이번에도 불법선거가 이뤄졌다"며 "중앙선관위는 없어져야 하는 단체다. 압수수색을 하든, 우리가 한 번 쳐들어가든지 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현장에는 일부 동조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쳐들어가서 뭐 되겠냐"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출구조사 발표 후 '자유마을' 채팅방에서는 "중앙선관위에 투표수 줄이지 말라고 전화해달라", "결과에 순복하며 하나님이 나라를 바르게 이끄시길 기도한다"는 메시지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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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주최한 21대 대선 개표방송 단체 시청 현장(동화면세점)을 찾은 참가자들이 출구조사 발표 직후인 3일 오후 8시께 실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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