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주노동당, 출구조사 결과에 박수갈채... 권영국 "0%로 시작, 사회적 약자 절박함의 표심"
[복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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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대통령 선거 당일인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 차려진 개표상황실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들이 권 후보의 기호 5번을 상징하는 손가락을 5개를 함께 펼쳐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 복건우 |
"원외 정당 후보로서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권영국 1.3%.'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든 민주노동당 상황실이 박수갈채로 가득 찼다. 상황실을 지키고 있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와 선대위 관계자들은 출구조사 방송이 시작된 이후 8분 가까운 기다림 끝에 화면에 뜬 권 후보의 예상 득표율을 보고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당초 민주노동당의 목표 득표율(3%)엔 미치지 못했지만 20대 이하 여성에서 높은 예상 득표율(5.9%)을 얻고, 출구조사 직후 후원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0대 이하 여성' 출구조사 5.9% 나오자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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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구로구 선거캠프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 연합뉴스 |
21대 대선 당일인 3일 오후 8시로 예정된 출구조사 발표를 앞두고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 차려진 개표상황실로 민주노동당·녹색당·노동당 관계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8시 본투표가 끝나자마자 발표되는 출구조사 결과를 함께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앞서 태안화력발전소 사망 노동자 빈소를 조문한 권 후보도 오후 7시경 상황실에 도착해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렸다.
오후 8시 정각을 1분 앞두고 상황실 정면에 차려진 JTBC·MBC 방송 화면이 일제히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상황실 앞자리에 앉은 이백윤 노동당 대표, 이상현 녹색당 대표, 한상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권 후보와 함께 손을 맞잡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가장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51.7%)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9.3%)를 12.4%p 넘게 앞지르는 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상황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후 1~3위 후보들의 지역별 득표율이 발표될 때까지도 권 후보의 득표율 예측치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8분 남짓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권 후보에 대한 방송3사(KBS·MBC·SBS) 공동예측 (출구)조사 결과가 송출됐다. '권영국 1.3%'가 MBC 방송 화면 오른쪽 하단에 작게 표시되자, 상황실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모두가 일제히 박수갈채를 터뜨렸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원외 정당 후보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권 후보도 짧은 박수를 보낸 뒤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앞뒤로 앉은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20대 이하 여성에서 예상 득표율 5.9%를 기록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우와!"라며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준석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10%를 안 넘었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평했다. 꽃다발을 건네받은 권 후보는 "권영국"을 연호하는 사람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기호 5번을 상징하는 손가락을 5개를 함께 펼쳐 보였다. 권 후보는 벅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보 정치가 살아 있어야 함을 분명히 확인시켜 준 표심이었다.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처음 시작할 땐 0%로 정말 아무도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그럼에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노동자와 서민들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번 선거에서 최소한의 표심으로 나타났다.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진보 정치의 가장 선두에 설 것을 약속드린다."
출구조사 발표 후 1시간 만에 3억 넘는 후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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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대통령 선거 당일인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 차려진 개표상황실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한상균 공동선대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 복건우 |
이후 출구조사 방송이 꺼진 상황에서도 권 후보는 선거운동을 함께한 선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권 후보는 이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지지율 조사에서 0%가 나왔었는데 괄목할 발전"이라며 "한 표 한 표를 모아 (출구조사 결과 1.3%라는) 표를 받았다. 실망하지 않아도 좋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옆자리에 있던 한상균 공동선대위원장도 "12개 허들 중 7개를 넘었다. 나머지 5개 허들을 넘어서 진보 정치로 한국 사회의 해법을 만들자"라고 화답했다.
출구조사 직후 민주노동당에 대한 후원도 줄을 잇고 있다. 앞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3억 3000만 원이 후원으로 모였다고 민주노동당은 전했다. 지난 5월 8일 후원 계좌를 개설한 이후 이날 오후 8시까지 들어온 전체 후원(8억 7800만 원)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1시간 만에 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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