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긴급 타전
日·중화권 매체들 홈페이지 헤드라인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마지막 유세를 마친 뒤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들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예측된 6·3 대선의 지상파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를 긴급 타전하며 동아시아 안보 환경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이 후보가 대통령 당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과도한 대미 의존도를 경고해 온 진보 성향의 정치인(이 후보)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한국이 중국·북한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WSJ은 “한·미 관계는 외교의 근간”이라던 이 후보의 지난달 발언을 조명하면서도 “미국·중국과 관계에서 균형을 잡겠다는 이 후보의 구상은 중국을 안보·무역에서 고립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이 후보의 ‘우클릭’ 행보에 주목하며 “그는 최근 실용 외교를 추구하겠다고 밝혀왔다. 한·미 동맹을 외교 정책의 근간으로 강조하며 서울과 워싱턴DC, 도쿄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한국 보수 진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관세 정책과 북한의 핵 개발 기조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과제들을 조명했다.
일본과 중화권 언론들은 이 후보의 승리로 예측된 출구조사 결과를 홈페이지 헤드라인으로 배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후보는 그동안 북한과 중국에 유화적이고 미국과 일본에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지만 선거운동 기간에는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며 대일 기조에 대해 “경제와 문화 교류, 기존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역사나 영토 문제를 둘러싼 현안에서는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중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을 기반으로 실용적 외교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밝혀왔다”며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과도하고 불필요한 북한과의 긴장 고조를 비판한 바 있다”고 짚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이 후보는 중국만이 아닌 북한에 대해서도 훨씬 유연한 접근을 택해왔다”며 “그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재개한 뒤 평양과 서울 사이에서도 대화를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를 밝혀 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출구조사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며 “최종 득표율이 출구조사와 일치한다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가 이 후보를 앞지르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주장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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